강편|김은전<서울대사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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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번 응모 작품들은 대체로 선입견 탓인지, 아니면 출제자의 눈치를 살핀 탓인지 아르바이트 예찬론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그 중에는 방향이 빗나가 아르바이트 학생들에 대한 동정론을 편 글도 있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이용남군은 소신껏 학생들이 푼돈 때문에 부직을 갖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을 설득력있게 펴고 있어 인상적이다.
생각도 깊고, 문장도 비교적 잘 다듬어져 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이 또래학생들의 글이 자칫 감상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이 군의 글은 냉엄하고 각박한 사회현실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구성에 있어 비록 짧은 글이라도 갖추어야 할 세 부분-처음과 중간과 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각 부분간에도 그 분량으로 보아 균형이 잡히도록 해야하는데 이 군의 글은 서두가 잘려 나간 감이 있다.
고딕체의 ㈎와 ㈏는 중복된 느낌을 주며, ㈐는 문맥상 적당하지 않다. 이 부분은「집안이 어려워 제 손으로 학자금을 마련해야할 형편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되겠지만 만약 용돈이 필요해서라면 여기에는 다소…」로 고치는 게 나을 것 같다.
또「보다」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와 ㈓에서처럼 비교할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는 앞 문장에 맞추어「일깨워 줄 수도」로 고치는 게 좋다. ㈔는 「정신적으로나」로, ㈕는 「되어」로, ㈖는「착잡한 느낌이 든다」나「딱한 느낌이 든다」로, ㈗는「나 역시 학생의 몸으로」로 고치는 편이 좋겠다.
변정선군의 글은 말머리가 자연스럽고 글 또한 짜임새 있으나 현학적 어투가 눈에 거슬린다. 고딕체의 ㈎와 같은 곳이 단적인 예. ㈏에는 대응해야할 목적어가 없다. 문의 성분간의 호응관계에 유념해야겠다. ㈐는「난관을」로, ㈑는「그의 앞날을 위해」로 고치는 게 어떨까. ㈒는「심신의 단련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나, 「사회에 부닥침으로써 적응력을 기른다는 점일 것이다」가 좋겠다. ㈓또한「적성」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와 ㈕는 어떻게 다른가 알 수 없다. ㈖는 문단 바꾸어야할 곳이다. 띄어쓰기에도 신경을 써야하겠다.
이밖에도 서울 대일고의 문기정군, 서울 배명고의 여정구군, 경기 부천고의 김재민군, 부산 동석고의 김성건군, 제주 제일고의 김영록군 등의 글이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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