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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세계 경제대전 이기려면 인문학 전사를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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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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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난중일기
왕효석 지음, 휘즈북스
352쪽, 1만6000원

인생 1부는 대기업 평사원에서 시작해 사장으로 은퇴했다. 인생 2부는 강의와 집필, 지식 나눔과 봉사활동, 고전 공부로 설계했다. 홈플러스 테스코 대표이사를 지낸 왕효석(64)씨의 알뜰살뜰한 삶이다. 기업 경영인으로 살면서도 인문학으로 지혜를 쌓는 한편 한국 사회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지녀왔다. 36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며 그는 ‘나는 누구인가’로 고민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배낭을 꾸리는 방법과 삶의 길에서 사유하고 가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로드 맵(road map)’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썼다.

왜 『21세기 난중일기』일까. 지금은 경제 전쟁의 위기 시대이고, 임진왜란 때처럼 극복과 개척을 이끌 전사(戰士)의 지침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생한 실무 경험을 『논어』 『중용』 등의 한 구절로 마무리한 독서 공력이 치열하다.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이 추천사에 썼듯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길을 열어가는 내비게이터’로서 손색이 없다. 제1장 임중도원(任重道遠)부터 제6장 인문학에 대한 소고(小考)까지, 딸에게 들려주듯 세심히 챙긴 구절구절에 “인간의 향기와 비즈니스의 혜안이 가득 담겨 있다.”(6쪽)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 ‘yes, but의 화법을 가슴에 담아두고 습관적으로 말하도록 노력하라’ ‘보스가 되기보다 리더가 되라’ 등에 일관된 뼈대는 ‘사람이 먼저’ ‘나 자신을 믿는다’다. 책 곳곳에 보라색 상자와 표로 정리한 강조점은 유용하다. ‘인재 중심’의 경영원칙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필자의 마음을 담은 삼성그룹에 대한 한마디(276~278쪽)가 눈길을 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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