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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식품"믿을 수가 없다."|소비자련 발표 생산국서 유해판정된것 마구 들여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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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입식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식품 검색에 대한 국내 규정이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 소비자 연맹 (회장 정광모)이 마련한 소비자 대학에서 정용 교수 (연세대)는 「수입 식품 믿을 수 있나」라는 강의를 통해 『생산국에서 금지된 식품이 우리의 규제 조항 미비로 수입될 위험성이 많으므로 식품 검색 규정을 국제 수준에 맞게 강화하고 이를 측정하는 기술을 보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즉, 2∼3년전 0.00001mg/kg의 높은 치사량을 갖는 보튤린이 함유된 연어 통조림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했던 것이나 77∼78년 카드뮴이 제한치 이상 포함돼 있는 살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던 것은 그 좋은 예.
그런데 최근에는 수입 자유화로 보다 많은 식품들이 쏟아져 들어옴으로써 이 같은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것.
유제품의 경우 미국·일본은 아프라톡신 M의 검색 규정을 0.1PPB이하로 못박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에 대한 규정이 없어 자국에서 불합격된 제품들이 그대로 수입될 여지가 있다.
외국산 수입 쇠고기의 경우도 마찬가지. 유럽에서는 고기를 연하게 하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제를 사육우에 투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호주 등지에서는 이에 대한 금지 조항이 마련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미비된 상태.
또 수입 과일의 경우 유통과정이 길기 때문에 발생하기 쉬운 부패나 수분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폴리비닐 아세테이트로 된 왁스를 발라 들여오는 것도 있고 아황산 가스를 쐬어 온것도 있다. 따라서 과일 껍질에서 이 같은 위험 물질을 섭취할 수 있으며 이는 직접적으로는 무해하지만 체내에 들어가 분해 과정에서 독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
햄의 착색을 위해 사용된 아질산염도 염분이 많을 경우 체내에서 니트로소아민이란 발암물질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입맛에 좀 짜다고 여겨지는 수입 햄의 경우 위험시된다고 정 교수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 식품들은 출하될 때 유통 기간 동안의 변질 방지를 위해 방사능으로 멸균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사능이 식품 자체를 전리해 전리선을 남게 하면 발암의 위험을 지니게 된다.
색소의 문제도 마찬가지. 마가린에 사용되는 버터 옐로나 밀가루 표백제로 쓰이는 벤조일폭사이드 등은 미국에서는 발암물질로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우리의 경우 이를 규제하는 조항이 없어 이들 색소가 함유된 제품이 수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일부 수입 식품의 상표를 통한 허위 광고 (마가린에 소를 그린 것이나 인공 오린지가루에 천연 오린지를 그려 넣는 것) 도 규제 조항이 없어 소비자들이 현혹되기 쉬운 문제가 있다.
정교수는『수입 식품의 문제는 우리 수준이 못미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이라 규정짓고 이에 대한 기준 보완 못지 않게 외국 상품의 맹신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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