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electrification)는 닛산자동차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닛산 최고창의책임자 나카무라 시로
“우리 자동차는 인간 중심 디자인
한국 시장서 독일차 따라 잡을 것”
지난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인피니티 디자인 나이트’ 행사차 방한한 나카무라 시로(中村史郞·66) 닛산 최고창의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r)가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그는 최근 테슬라 ‘모델3’ 열풍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온 테슬라의 도전을 존중한다”며 “글로벌 베스트셀러 전기차 ‘리프’를 만드는 닛산도 내연기관(엔진)을 전기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힌다. 직책은 ‘수석 디자이너’가 아닌 ‘CCO’. 그는 “자동차 디자인은 물론, 한국에 진출한 지 11년 만에 처음 연 디자인 나이트 행사부터 직원 명함까지 인피니티를 포함한 닛산 계열사 브랜드의 모든 시각 이미지를 CCO가 최종 책임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자동차 업체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디자인이 가장 선명한 차별화 요소로 떠올랐다. 닛산이 CCO를 두고 디자인 마케팅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차·미국차와 구별되는 인피니티의 디자인 차별화 요소로 ‘동양의 미’를 꼽았다. 그는 “‘모든 디자인은 하나의 선(線)에서 시작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이날 처음 선보인 소형 해치백 Q30과 스포츠 쿠페 Q60에도 동양의 미를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두 신차에서 볼 수 있는 인피니티 디자인의 ‘패밀리룩’은 다리가 물에 비친 모습을 형상화한 전면 ‘더블아치 그릴’ 입니다. 동양 시조에 자주 나오는 초승달 모양처럼 독특하게 휘어진 C필러(지붕과 트렁크 연결 부위)도 적용했습니다. 독일 차가 굉장히 기계적이라면 닛산은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을 합니다.” 그는 “자동차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엔지니어가 원하는 성능과, 디자이너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조화시켜야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피니티는 지난해 최초로 글로벌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다. 그는 “다양한 디자인의 신차를 출시하고, 영업·서비스 네트워크를 매년 30%씩 늘려 인피니티를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 시장에서 ‘독일 빅3’를 위협하는 도전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사진=오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