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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록(Rock)으로 듣는 비발디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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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 ‘4계’만큼 폭넓게 사랑받는 곡이 또 있을까요. 어느 계절에나 어디서든 어울립니다.

‘빨간 머리 사제’ 안토니오 비발디가 1725년 쓴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화성과 창의의 시도’라는 협주곡 세트 중 4곡, 전 12개 악장으로 된 곡입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로 연주되고 있죠. 심지어 록(Rock)음악에서도 다뤄지고 있습니다.

비발디 ‘사계’를 록으로 연주하려는 시도는 일찍이 1974년 스페인 그룹 로스 카나리오스(Los Canarios)의 음반 ‘Ciclos‘에서 발견됩니다. 이들이 다소 장황한 편곡으로 원곡과 상이한 별도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2011년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해 서울시향 단원들과 협연한 음반은 원곡을 살리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김세황은 비발디 ‘4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앙상블 이 무지치와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세황의 음반과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음반이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Baroque in Rock’입니다. 클래식 악기인 바이올린이 리드하고 록의 리듬섹션이 뒤를 받쳐줍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를 비롯한 일류 록 세션맨들과 현악 앙상블이 묵직하고 다이내믹하게 깔아놓은 록의 이디엄 위에서 박지혜의 바이올린이 가냘픈 나비처럼 유영하고 있습니다.

비발디 ‘4계’ 중 ‘봄’을 박지혜가 연주하는 록 버전으로 들어보시죠. 작년 KBS홀에서 가진 공연 실황입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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