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한당 사실상 해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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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한당은 3일 신민당과의 무조건 합당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창당(81년1월l7일) 4년76일만에 사실상 해체되게 되었다.
민한당의 조윤형 총재가 3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민한당을 신민당에 조건 없이 합당시켜 민한당의 법적 효력을 정시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수권위를 열어 같은 내용을 의결한 후 정대철씨로 하여금 중앙선관위에 이를 신고했다.
그러나 신민당총재단회의가 조총재의 당대당 흡수통합에 반대키로 결정하고, 수권위결의와는 관계없이 민한당 당선자 16명이 이날 상오 민한당을 탈당, 신민당에 입당하는 등 민한당 당선자들의 탈당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조총재가 밝힌 흡수합당방식의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그럼에도 민한당 수권위의 정대철씨는 이날 하오 합당실무대표 자격으로 신민당사를 방문, 이택돈 사무총장에게 합당결의서를 전달한 뒤 합당에 따른 절차를 논의했다.
조총재 측이 추진하는 흡수합당을 위해서는 신민당 수권기구와의 합동회의 등 절차가 필요한데 신민당 측은 이에 불응한다는 입장이다.
조총재는 『국민의 바람과 김대중·김영삼씨의 재촉, 그리고 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과반수이상의 이탈압력에 승복한다』고 밝히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통합이전에 새 모습을 갖추어 명예로운 양당통합을 실행하라고 한 대의원들의 명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자인한다』고 말했다.
조총재는 『전당대회 결의사항을 따르지 못한 것은 현 시국을 볼 때 불가피한 것이며 정치적 결단으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유한열 황낙주 정상구 황병우 정재원 이건일 신재휴 서종렬 조종익 이상민 김일윤씨 등 범주류 당선자 11명과 낙선자인 김문원씨 등은 H호텔에서 회동, 민한당을 탈당하고 신민당에 입당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이영준 이재근 목요상 허경구 유애상씨 등 재선의원 5명도 이남 민한당사에서 탈당성명을 발표하고 신민당에 입당했다.
이들 외에도 장기욱 김봉욱 심완구 김정길 김성식씨 등 5명은 4일 탈당하기로 했으며 탈당사태가 속출할 것 같다.
탈당한 범주류 11명을 대표한 유한열씨는 성명을 통해 『지난 2·12총선 결과 야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국민적 소망인 동시에 역사적 소명이기도 했다』며 『때문에 우리는 12대 국회개원 전에 야당이 하나로 뭉쳐 새로운 전열을 정비하고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어야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상오 신민당사를 방문, 이민우 총재의 환영을 받고 입당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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