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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리더에 투자의 길을 묻다] 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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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는 K200인덱스펀드는 2016년 1분기 중앙일보 펀드평가의 승자 중 하나다. 2.29%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펀드 유형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상품이었다. 이 회사의 ‘키움선명e-알파인덱스’와 ‘키움코리아인덱스’ 펀드는 각각 3.30%, 2.79%의 수익률로 K200인덱스펀드 중 1ㆍ2위를 차지했다. 선명e알파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1분기 K200인덱스펀드 평균수익률(2.29%)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이들 상품의 관리를 총괄하는 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인덱스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경기민감주의 부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민감주는 사업구조상 대외 경기에 따라 주가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의 주식이다.

2월부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부진했던 화학ㆍ철강ㆍ에너지주가 살아났고, 주가지수가 오르면서 인덱스펀드가 그 효과를 누렸다는 얘기였다.

장 본부장은 경기민감주의 선전은 상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인해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6일 서울 여의도 키움파이낸스스퀘어 14층에서 장 본부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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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

왜 1분기에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 보다 높았나
“1월에 시장이 빠지다가 2월부터 급하게 반등했다. 2월에 반등할때 올라온 종목은 거의 일반 주식형펀드 등 액티브형(적극투자형) 펀드에 담기지 않았던 조선ㆍ기계ㆍ에너지 등이다. 반면 지수 상승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에는 이들 종목이 반영돼 있었다.”
키움선명e-알파인덱스펀드는 K200인덱스펀드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높았다.
“지수 수익률(상승률)만 쫓아가서는 시장 수익률에 맞출 수 없다고 봤다. 그래서 지수대비 초과 수익률을 추구했다. 인덱스 외에도 수학적 기법을 사용한 퀀트를 기반으로 한 알파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면서도 추적오차 안에서 초과 수익률을 추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화학이나 철강, 에너지 등 경기민감주에서 업종을 선택했는데 2월까지 이들 종목의 결과가 굉장히 좋았다.”
좀 더 구체적인 비결은 없나.
“퀀트 방식이 주효했다. 키움운용의 퀀트모델은 10년 넘게 쓰면서 다듬어온 것이다. 코스피200지수 종목 중 160~180개만 선별적으로 골라 담았기 때문에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여기에 2014년 12월에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하면서 더 큰 시너기 효과가 났다. 원래는 인덱스를 운용하는 알파운용팀은 회사 내 리서치 자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근데 합병한 이후 조직간 시너지를 내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래서 안에서 알파운용팀 뿐 아니라 주식운용팀, 리서치팀이 다 같이 모여 회의를 벌였다. 이런 움직임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
향후 경기를 예측한다면?
“2007년 세계금융위기 터지기 전에는 펀더멘털이 제일 중요했다. 국가보다 개별 기업, 산업군의 수요 공급이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양태가 바뀌었다. 국가가 키를 가지고 해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금융위기 이전엔 아시아나 유럽의 국가들에 문제가 나도 아버지(미국)가 해결했다. 그런데 세계 금융위기에선 아버지가 사고를 쳤다. 아버지가 사고친 것은 막아줄 사람이 없다.이로 인해 이전에 호황기ㆍ쇠퇴기ㆍ침체기ㆍ회복기로 이어지는 경기 사이클이 깨졌다. 양적완화로 미국이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유럽이나 일본은 돈을 더 찍어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고 있다. 한국은 잘해봐야 막내 작은아버지 정도다. 큰아버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의 펀더멘털로만 점검하기엔 시장에 나올 변수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 펀드운용 전략은?
“상반기는 화학ㆍ정유ㆍ철강ㆍ기계 등 경기민감주가 우세했다. 이들 기업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최소 손익분기점(BEP)을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맞춰 긴축 경영을 했다. 그런데 2월부터 유가가 40달러 근처로 오르면서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기저효과다. 하지만 하반기까지 이 기세가 지속할 지는 알 수 없다.”
왜 그런가.
“6~7월 중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인상 후에도 세계 경기가 안정될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번 달에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경제지표까지는 매우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기저효과의 클라이맥스일 것이다. 5월에 나오는 4월 지표는 분명 꺾일 것이다. 이후에 금리인상을 한 뒤에도 세계 경기가 안정된다면 화학ㆍ철강ㆍIT 등 수출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기업은 계속 이익을 낼 수 있다.”
올해 초 출렁였던 중국 증시 전망은.
“저점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처럼 갑자기 급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1970~1980년대 ‘오일쇼크’를 겪었던 때와 같은 성장통일 뿐이다. 속도의 문제일 뿐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중국은 어느새 미국과 맞설 정도로 경제가 커졌다. 미국도 중국의 침체를 두려워한다.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투자 원칙이 있는지.
“업황을 따라가지 않고 꾸준히 이익을 내는 종목을 찾는다. 현금을 많이 가진 회사를 우선적으로 고르고, 이들 기업을 탐방해 장기적으로도 경영을 잘할 것 같은 곳을 추려낸다. 그렇다고 순자산이 늘기만 하면 안 되고, 투자에 힘쓰는 기업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을 이뤄야 투자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앞으로 펀드 운용 방향은.
“바텀업(직접투자) 펀드는 국내가 많고 해외로 가면 탑다운(간접투자) 펀드로 가야한다. 탑다운도 시간대가 같아야 의미가 있지 시간이 다르면 의미가 다르다. 시간과 접근 방법이 적용 가능해야 가능하다. 중국은 비슷한 시간대라 가능하다. 최소한 동남아나 일본 등 범아시아권은 바텀업으로 운용하려 한다. 물론 처음부터는 못한다. 아시아 국가가 워낙 크고 다양하지 않나. 서서히 준비할 것이다.”
목표가 있나.
“그동안은 판매수수료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먹고 살았다. 회사는 배가 부르는데 투자자는 막심한 손실을 입는 구조였다. 고객에세 신뢰를 받지 못했다. 이제는 신뢰를 만들어 보고 싶다. 어떤 형태의 자신이라도 키움에 투자하면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주고 싶다.”
투자자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코스피 지수가 1800~2000선의 장기 박스권에 머물러 있어서 불만을 가진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코스피 시장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란 말도 된다. 하락기에 어느정도 주가 방어가 되고 상승기엔 시장을 따라가 잘 올라가는 주식을 찾아라. 펀드는 6개월 단기 투자는 성장주 펀드를, 1년을 넘어 장기투자를 한다면 가치주 펀드를 골라라. 고수익만 노리는 전략은 가급적이면 피하라. 장기투자만 고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경영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고, 5년 뒤 기업 상황을 전망하기도 어렵다. 2~3년 마다 펀드 성적을 살피고 생각했던 목표 수익률과 다르면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자산이 쏠린 펀드도 경계하라. 단기 수익률은 좋을 수 있지만 하락기에 접어들면 손실도 커진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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