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 엘스 마스터스 첫 홀서 6퍼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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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 엘스가 마스터스에서 한 홀 퍼트 6개를 했다.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있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1라운드 첫 홀에서다.

1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어니 엘스는 칩샷을 잘 했다. 60cm 정도의 파 퍼트를 해야 했다. 엘스는 뭔가 어색한 자세였다.

들어가지 않았다. 약 90cm 지나갔다. 여기서부터 엘스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는 듯 빨리 빨리 스트로크를 했다. 보기 퍼트는 또 홀을 스쳐 지나갔다. 30cm 정도의 더블보기 퍼트를 툭 쳤는데 역시 들어가지 않았다.

트리플 보기 퍼트도 넣지 못했다. 이후 엘스는 캐디를 한 번 쳐다봤다. 공 뒤로 가서 경사도 한 번 봤다. 그러나 아마추어도 쉽게 넣을 만한 거리의 쿼드러플 보기 퍼트 역시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엘스는 9타만에 홀아웃했다.

홀 1m 안에서 6타를 쳤다. 엘스는 파 5인 2번홀에서 3퍼트를 했다.

엘스는 8오버파 80타를 쳤다. 그의 75번 마스터스 라운드 중 최악의 스코어였다. 9타는 대회 80회 사상 1번홀에서 나온 최대 타수다. 엘스의 퍼트 수는 39개로 꼴찌였다.

엘스는 “평소 하던 것을 할 수가 없었다. 설명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느낌을 가질 때는 경기를 멈춘다. 퍼터를 뒤로 뺄 수가 없었다. 수천 번 성공한 퍼트들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팼다.

엘스는 2010년 즈음 퍼트 입스로 고생했다. 2012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는 몸에 고정하는 퍼터를 쓰고 했다. 그는 이 퍼터를 쓰는 것을 가장 맹렬히 비난하던 선수였다. 그러나 자존심을 접고 이 퍼터를 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나아진 듯 했지만 최근 들어서 다시 악화되는 인상이다. 최근에도 가까운 퍼트를 남겨두고 제대로 퍼트를 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미국 미디어는 보도했다.

그는 “머리 속에 뱀이 들어 있으면 퍼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 바로 나가서 1m 퍼트 20개를 연속으로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어쩌다 이상한 느낌이 들면 평소에 하던 것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조에서 경기한 제이슨 데이는 “그런 장면은 처음 본다”면서 “선수생명을 끝낼 수도 있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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