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민구 국방 “북한 핵 소형화, 상당 수준으로 진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사 이미지

한민구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6일 “북한의 핵 소형화가 상당 수준으로 진전됐다. 하지만 최근 공개한 핵폭발장치만 보고 소형화를 달성했는지 확인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르면 연내에 북한이 새로 개발한 300㎜ 방사포를 실전에 배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다.

1월 발언과 달리 이례적 평가
“북 300㎜ 방사포 연내 실전배치”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해 오던 국방부 장관이 언론을 통해 ‘진전’을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그의 지난 1월 발언과 비교해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 장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지난 1월 6일) 직후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의 핵 기술 수준을 인정하는 언급을 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장관은 북한의 핵 기술 진전 근거를 크게 3가지로 들었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지 10년이 지났고 ▶(통상 4~5차례 핵실험 후 핵무기를 보유하는) 다른 나라의 핵 개발 과정 ▶(4번의 핵실험을 통한) 어느 정도의 핵 소형화 기술 확보 가능성이다.

한 장관은 “북한 지도부가 결심하면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지하 핵실험시설에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거나 핵폭발장치 중 핵 물질만 빼고 기폭장치 폭발실험(냉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이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실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의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북핵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우리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로 고립에 직면해 결국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장관은 우리에게 큰 위협인 북한의 300㎜ 방사포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북한이 로켓에 유도장치를 장착해 정확도를 높였고 지난 3년간 개발 동향과 최근 시험발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르면 연말께 300㎜ 방사포의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탄도미사일에 비해 생산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대량사격이 가능하고 기존의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사거리가 200㎞ 안팎인 300㎜ 방사포는 북한이 2000년대 초반 도입한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러시아산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를 탑재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 장관은 “군사·안보적 차원에서 국방 역량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를 잣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 있는 (사드급) 레이더 2대에 대해서는 중국이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우리에게만 얘기하고 있다”며 중국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