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어부바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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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경선이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공화당의 위스콘신 경선에서 트럼프가 크루즈에게 패해 자력으로 후보자격을 따내기 어려워졌습니다. 낙태 여성 처벌, 한국·일본 핵무장 용인 등의 발언으로 지지층의 이탈을 자초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에선 샌더스가 클린턴을 꺾고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두 후보 간에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NYT·FT 등 해외언론은 양극화와 임금 수준의 정체에 대한 미국 근로자들의 불만이 트럼프 같은 정치인을 낳았다고 분석합니다. 불평등과 그에 대한 불만을 지지 동력으로 삼는 건 트럼프만이 아닙니다. 샌더스와 클린턴도 이념적 색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정당들은 모든 계층에 호소하는 엇비슷하고 두루뭉술한 정책노선을 취한다 하여 catch-all party라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정당·후보들이 사회경제적 균열 구조를 따라 분극화된 스탠스를 취하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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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20대 총선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선거에 비해 중앙당 차원의 공중전보다 지역구별 백병전이 더 부각된다는 게 취재현장의 평입니다. 그런 차에 안철수가 오늘 정당 대표 공개토론을 제안했습니다. 춤 추고 어부바 해주는 식으로 표 구걸하지 말고 정책으로 붙어보자는 뜻인데, 어떤 반응이 나올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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