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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8000조원…기후변화로 석유석탄 기업 금융자산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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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세계 금융자산 손실액이 최대 24조 달러(2경76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먼 디에츠 런던정경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4일(현지시간) 출간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의 최신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은 기후변화가 현재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2조5000억 달러(2875억원)가 사라진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화석연료 기업 시가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심할 경우 손실액은 최대 24조 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싱크탱크 탄소추적이니셔티브의 마크 컴퍼널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실제 금융 손실은 연구 결과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석탄 대기업 피바디에너지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자산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달했지만 지금은 거의 아무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향후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소가 한 곳도 건설되지 않고 기온 상승 수준을 섭씨 2도 이하로 통제할 경우 자산 손실 규모는 최소 1조7000억 달러(2000조원)에서 최대 13조2000억 달러(약 1경5000조원) 수준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옥스퍼드대의 캐머런 헵번 교수는 "(화력발전소 등)탄소를 배출하는 시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그 시설이 과연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그로 인한 손실 위험은 얼마나 될지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 시설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디에츠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 손실 발생을 피할 수 없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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