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파 도로 보수비 21억|날림공사로 "연례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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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시가 도로공사를 벌이면서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은 채 아스팔트를 포장하는 바람에 겨울이 지나고 나면 곳곳이 갈라지고 패어 차량통행에 큰 불편을 주고있다.
이 때문에 동파 된 도로를 보수하느라 해마다 10억∼20억 원의 예산이 축나는가하면 보수가 끝난 뒤에도 노면이 땜질투성이가 돼 차가 덜컹거리는 등 이중삼중의 불편을 겪고있다.
올해의 경우만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시내도로 1천8백50군데가 파손돼 21억 원을 들여 4월20일까지 보수작업을 벌이고있는데 예산낭비는 물론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트레일러 등 각종 중장비가 길을 막고있어 교통이 큰 혼잡을 이루고있다.83년과 84년에도10억 원씩의 보수비가 들었다.
이처럼 겨울철에 동파가 심한 것은 도로개설 때나 지하철·상하수도 등 각종 도로굴착공사 때 기초부분을 다지지 않은 채 날림시공을 하기 때문.
현재 도로공사 때 서울시가 적용하고 있는 도로설계지침에는 맨 밑에 굵은 자갈로 두께30cm쯤 보조기층 (보조기층)을 쌓고 그 위에 다시 잘게 부순 돌20cm를 쌓은 뒤 아스팔트로12.5cm쯤 포장하게 돼있으나 대부분의 공사 때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이 지날 때마다 기초부분이 내려앉아 아스팔트 표면이 갈라지고 이 틈새로물이 스며들어 겨울철이 되면 얼었다 녹으면서 노면이 크게 파손되고 있는 것.
오너드라이버 김명환씨(31·회사원·서울정능1동)는 『출퇴근 때마다 아리랑고개를 넘어 다니는데 심한 곳은 금이 10cm쯤 패어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있다』며 『최근에는 도로를 보수한다며 중장비가 길을 막고있어 차량통행에 지장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로파손이 심한 것은 차량통행이 시급하기 때문에 서둘러 아스팔트를 포장하느라 기초부분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번에 동파된 도로는 야간작업반을 편성,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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