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성촌, 4백50여년 혈맥 이어 온 동족 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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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북 금릉군 어해면 구례3리(여남리)-상산 김씨 일문 50여가구가 용문산기슭에 처마를 맞댔다. 4백50여년 동안 혈맥을 이어온 유서깊은 동족부락이다.
입향조는 조선 성종∼연산대에 경기도사를 지냈던 김정화. 그는 연산의 폭정으로 조정이 어지럽자 벼슬을 버리고 선조들의 고향인 여남으로 낙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고려 공민왕때 홍건적 격퇴에 공을 세웠으나 간신 김용의 간계로 억울하게 숨진 김득배의 6세손으로 이곳에 정착한 후 김득배의 단을 세우고 음력 10월 초하루에 제사를 올렸다.
마을 중앙 백운산 기슭에 지붕을 드리운 충렬제는 김득배의 위업을 되새기는 재실. 충렬제를 뒤로 하고 백운산 등성이를 오르면 문충공김득배 부친인 문하시중 상성군 김록, 조부인 상락군대호군김익등 고려조. 명현들을 기리기위한 제단이 마을을 굽어보며 우뚝 서 있다.
인조때 신창 현감을 지낸 김보려는 이 마을이 배출한 숨은 청백리였다. 그는 신창현감재직시에는 자신의 봉급까지 털어 난민을 구제했고 벼슬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보니 밥지을 쌀이 없었다 한다.
그래서『떡찌는 시루에서는 먼지만 뽀얗게 일더라』는 것.
여남리에서 동쪽으로 10km 남짓거리의 상주읍 신봉리에는 시조 김유의 제단과 그를 기리는 재실「봉의제」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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