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르노 신차, 부산서 해외 물량 모두 생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올 하반기부터 판매될 D크로스오버(QM5 후속모델) 글로벌 물량의 생산을 르노삼성 자동차의 부산공장이 맡기로 했다.”

기사 이미지

한불리더스포럼 참석차 방한한 제롬 스톨 르노스포츠 CEO가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올해 경영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르노삼성차가 재도약을 위한 새 발판을 마련했다. 모기업인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인 신차의 생산 거점으로 부산공장이 낙점된 것이다. 이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 24일 열린 ‘한불리더스포럼’에 참석차 방한한 제롬 스톨 르노 스포츠 최고경영자(CEO)가 중앙일보 기자와 단독 인터뷰 중 밝힌 내용이다.

르노스포츠 CEO 제롬 스톨 인터뷰
연구개발에도 참여하는 부산 공장
르노-닛산 핵심 기지로 손색 없어

스톨 CEO는 “D크로스오버의 중국을 제외한 타 지역 공급은 모두 부산공장이 맡을 것”이라며 “부산에서 생산한 차는 세계 60여개 국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스톨 CEO는 최근까지 그룹 성과관리 최고책임자(CPO)를 지내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계획대로라면 르노삼성차는 닛산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로그에 이어 대량의 일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2014년부터 로그를 위탁 생산해 왔다. 지난해 로그 수출량은 11만7560대로 르노삼성차의 수출 물량(14만9065대) 중 79%를 차지했다.

기사 이미지

닛산 자동차 `로그`. [중앙포토]

스톨 CEO는 “신차는 개발 초기부터 르노삼성차의 연구진이 참여해 기초를 만들었다”며 “르노삼성은 이미 단순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개발 역할까지 담당하는 르노-닛산의 핵심 기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르노삼성차 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기업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스톨 CEO는 “전기차나, 커넥티드카 등을 만들 때 현실적으로 한국 기업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뿐 아니라 한국 내 스타트업과도 꾸준히 협력 관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올해 계획도 소상히 밝혔다. 르노-닛산의 가장 큰 목표는 ‘글로벌 톱3 메이커에 오르는 것이다. 현재 르노-닛산은 글로벌 4위(지난해 849만대 판매)다.

이를 위해 주력인 유럽 시장에 탈리스만(SM6) 등의 중·대형차들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상대적으로 진출이 늦었던 중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중국 허베이성 우한 공장(연 30만대 규모)이 르노-닛산 중국 진출의 첨병이다.

기사 이미지

르노삼성 SM6. [사진 중앙포토]

스톨 CEO는 “르노는 지난해 중국에서 1만5949대를 팔아 전체 시장의 0.1%를 차지하는데 그쳤다”며 “역설적이지만 아직 본격 진출 전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르노-닛산은 인도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기몰이 중인 초소형 SUV인 크위드(Kwid)가 그 선봉에 있다. ‘450만원 짜리 차’로도 유명한 크위드 개발에는 르노삼성차도 참여했다.

스톨 CEO는 “과거 본사 사람들은 르노삼성차의 연구개발 능력에 회의적이었지만, 이제는 본사와 대등한 파트너로 본다”며 “지난해 르노삼성차가 QM3에 T2C (태블릿투카·탈부착이 가능한 태블릿을 차에 장착) 옵션을 적용해 출시한 것도 순전히 한국 엔지니어들의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련 기사
두 기자의 K7·SM6 '시승 배틀' 토크 "제 점수는요"

박동훈 “SM6 뒤엔 6인승 미니밴, 차 시장 계속 흔들 것”



한편 스톨 CEO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강인한 투지(fighting spirit)야 말로 한국인과 르노삼성차의 가장 큰 무기이지만 가끔 이런 투지를 잊을 때가 많은 것 같다”며 “본사도 분발하겠지만, 르노삼성차도 올해 한국 내수 시장에서 3위 자리를 탈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제롬 스톨=1980년 르노그룹에 입사, 구매담당 부사장 등을 거쳐 르노삼성자동차의 초대 사장(2000년~2006년)을 지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성과관리 최고책임자(CPO)를 하다가 이달부터 르노 스포츠의 CEO를 맡고 있다. 2014년 판매 부진을 겪던 르노삼성차를 위해 세계적으로 물량이 달렸던 QM3(현지명 캡쳐)의 한국 물량을 확보해줬다.

글=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