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미 연방대법원에 차량 직접판매금지 항소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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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혁신기업 테슬라가 자동차 유통시장 판세를 바꿀 수 있을까? 테슬라의 직접판매 방식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6개 주에서 소비자 직접판매를 금지당한 테슬라의 법무팀이 대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며 “몇 년전부터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현재 웨스트버지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유타, 코네티컷, 미시건 등 총 6개의 주에서는 직접판매가 금지돼 있다. 테슬라는 이들 주에서는 전시장에서 자동차를 보여주고, 전화나 인터넷으로만 주문을 받아왔다.

미국 내에서 자동차 제조회사의 직접판매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다. 현지 차량 제조업체들은 대게 프랜차이즈 형식의 딜러사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의 차를 온라인이나 브랜드 매장을 통해 직접 판매하며 유통 부문에서 가격을 낮췄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기존의 직접 판매 방식만을 고수하지 않고, 딜러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테슬라는 딜러를 거치지 않는 판매 방법을 고수하며 있다.

테슬라의 직접판매를 금지한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딜러가 있으면 고객에게 더 많은 가격의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고 지역 내 기업 간 경쟁을 발생시켜 소비자에게 유익하다”며 판매금지법안을 승인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이 법안은 기업과 자유시장의 원리를 지원하는 것은 같지만 실제론 딜러의 독점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의 반발도 거세다. GM은 테슬라가 인디애나주에서 직접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를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조-판매-소비자’로 연결되는 유통 구조를 테슬라가 ‘제조-소비자’로 줄이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맞섰다.

주 정부가 테슬라 방침을 허용하면 GM 또한 ‘제조-소비자’ 방식을 추구할 것이고, 이 경우 미국 내 자동차 산업 구조 자체가 요동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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