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값 비성수기에 왜 오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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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입고추의 불합리한 공급때문에 비성수기인 겨울에도 계속 고추값이 오르고 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29일 상오 「고추가격에 따른 간담회」를 마련. 농협·상인·소비자들과 의견교환을 가졌다.
최근의 소비자보호단체물가조사에, 따르면 고추값은 한달전에 비해 6백g당 4백∼5백원씩 가격이 상승, 재래종고추가 4전∼4천3우백원, 호고추가 4천4백∼4천5백원하고 있으며 수입고추는 2천5백원에서 3천5백원까지 시장에 따라 큰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농협측 김영철씨는 84년의 고추생산량이 10만t에 그쳐 절대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농어촌개발공사에서 고추를 수입, 상인 및 농협직판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고추값이 비성수기에도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현재 국산고추의 재고가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며 수입고추의 판매정책을 소비자중심으로 적정가격을 매겨 일반 가정주부에게 직접 판매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인측 대표로 참석한 주복실씨는 『현재 상인들이 매점매석한 물량은 없다』고 잘라말하고 『재래종 고추는 물량이 없는데다 덜 맵게 먹는 요즘 풍토에서는 재래종이나 수입고추보다 호고추를 찾게되고 실고추 등 호고추 전용 용도가 많아 호고추가 가장 비싸진 것』이라고 설명.
그는 『현재 수입된 고추는 색을 내려면 맛이 너무 매워지는 등 우리 식성과 차이가 크므로 수입고추를 많이 출하한다고 해서 국산고추의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고추가격이 농협직판장에서 6백g당 1천9백80원인데 비해 시중에서 3천5백원까지 하는 모순점에 대해 상인들은 그때그때 공개입찰을 붙여 물건을 출하하기 때문에 낙찰자체가 60만∼70만원까지 차이를 가져오며 수입고추마저도 물량이 달려 입찰딱지를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소비자들은 『수입고추를 대상인들의 공개입찰을 통해 공급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부가 장사하는 셈』이라고 비난하고 가정에서 필요한 양만큼 분할포장하여 가격을 책정해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해줄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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