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콩 한쪽도 함께해요 작은 기업들의 큰 나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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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업들의 큰 나눔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중견·중소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활동 규모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내 전담부서 및 인원을 구성하는가 하면 직접 재단을 설립해 힘쓰는 기업도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수봉 지속가능경영 원장은 “사회공헌을 홍보나 이익추구가 아닌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로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방어적 수준의 단발성 자선활동이 아닌 더 높은 차원의 활동들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기업시민으로서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 2015 중견·중소기업 사회공헌백서
|
2014년 지출한 금액 총 423억원
| 조사 기업 71.9% 사회공헌 수행
| 매출액 높은 업체 참여 비중 높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15년 중견·중소기업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국내 중견·중소기업은 2014년 사회공헌활동에 평균 3억4900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지출 금액은 총 423억원이다. 조사에 응답한 210개 기업 중 3분의 2 이상(71.9%) 이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고 있었다.

  금융과 건설업종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수행 비율이 각각 100.0%, 83.3%로 타 업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았다. 매출액과 세전이익이 높을수록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현금기부’(60.3%)가 가장 많았고 ‘현물기부’(32.2%), ‘임직원 자원봉사 경비’(3.5%), ‘직접 사회공헌 프로그램’(3.2%), ‘시설기부’(0.8%)가 뒤를 이었다.

  연평균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서비스업이 약 16억5000만원으로 타 업종에 비해 높았다. 사회공헌 담당부서가 있는 기업의 연평균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약 27억6000만원으로 담당부서가 없는 기업(2억 원)보다 약 14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운영 사회공헌 프로그램 비용=평균 약 1억3600만원이다. ‘1000만~5000만원’을 사용한 기업의 비중이 11.4%로 가장 많았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 비용은 서비스업이 평균 3억70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또 1990년 이전 설립 기업들의 평균 금액은 약 3억9800만원으로 1990년 이후 설립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임직원 자원봉사 경비=임직원이 2014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평균 약 5400만원으로 조사됐다. 1000만원 미만 사용한 기업은 23.1%를 차지했다. 제조업의 평균 자원봉사 경비가 약 6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현금기부액=기업들이 현금으로 기부하는 경우 ‘1000만~5000만원 미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33.1%로 가장 많았다. 평균 기부액은 약 2억5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의 평균기부액은 약 15억3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임직원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평균 현금 기부액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사회공헌 담당 부서나 담당자가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평균 기부금액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활동 지원 제도 현황=한편 중견·중소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 주된 이유로는 업체의 대부분인 92.7%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그 외 ‘기업 이미지 개선’(66.9%), ‘CEO의 의지’(57.6%), ‘회사의 미션 및 철학’(39.7%), ‘사회적 분위기·요구’(27.2%) 등이 이어졌다. 설립년도가 오래된 기업일수록 ‘CEO의 의지’와 ‘사회적 분위기·요구’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임직원수·매출액 등 기업의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는 이유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는 중견·중소기업 중 임직원 사회공헌활동 지원제도를 갖고 있는 기업은 49.0%로 나타났다. 제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임직원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사회공헌 담당 부서나 담당자가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지원제도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공헌 전담자 유무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18.6%만이 ‘전담자가 있다’고 답했다.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갖추고 있는 기업은 7.9%에 그쳤다.

 사회공헌프로그램 운영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사회적 요구 및 지역사회 필요성(85.4%)’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책임 이행’(78.1%), ‘기업 이미지 제고 및 홍보’(40.4%), ‘프로그램 효과성’(32.5%), ‘업종 및 생산 제품과의 연계성’(13.9%), ‘임직원 만족도’(13.2%) 등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선집중(施善集中)=‘옳게 여기는 것을 베푼다’는 의미의 ‘시선(施善)’과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다’라는 의미의 ‘집중(集中)’이 만났다. 이윤 창출은 물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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