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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특별 대접…‘효자 예금’ 잇단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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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해 65세가 된 A씨는 부산은행에서 실버프리미엄 정기예금에 3000만원을 넣었다. 65세 이상만 가입이 가능한데다 나이가 많을수록 우대 금리를 적용해 연 최대 1.65%를 적용해 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니 창구송금 수수료(월 5회)가 공짜인데다 대여금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엔 대출금리도 0.5%포인트 깎아준다. 이 은행의 제휴업체인 ‘365홈케어’라는 건강관리서비스 회사를 통해 무료로 건강 상담도 받고, 1년간 병원 예약이나 의료비 할인 등의 혜택도 얻는다.

월지급식 연금형 상품 줄줄이 나와
금리 얹어주고 대출 땐 이자 할인
자녀·손자 동거 땐 추가금리 상품도

은행들이 반퇴세대 모시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예금을 맡긴 뒤 다달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월지급식 연금형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민경진 우리은행 WM 전략부 차장은 “은퇴 이후 공적 연금을 지급받는 시기까지 다달이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월지급식 펀드에 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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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형 예금 상품의 가장 큰 혜택은 금리 우대다. 농협의 ‘NH All100플랜 연금’은 연 최대 1.95%를 받을 수 있다. 거치기간은 10년 이내로 연 단위로 정할 수 있고, 연금 지급기간도 1년~30년 이내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거치기간이 끝난 뒤엔 가입 기간이 충족되지 않아도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농협 관계자는 “자녀 결혼 등 목돈이 필요할 수 있는 반퇴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 연금우대예금’은 은행 통장으로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우대이율을 적용해 준다. 여기에 이 은행에 가족 고객으로 등록된 가족이 2인 이상일 경우 우대이율을 적용해 연 최고 1.7%의 이자를 준다.

이색 아이디어 상품으로 승부를 거는 곳도 있다. 대구은행의 ‘할매할배예금(연금형)’은 2대가 함께 사는 경우엔 연 0.1%포인트를, 3대가 같이 사는 경우엔 연 0.2%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부산은행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은 우대 금리를 적용한다. 65세에서 70세 미만인 경우는 연 0.6%포인트, 70세 이상이면 연 0.7%포인트, 80세 이상이면 연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준다. 우리웰리치100예금(즉시연금형)은 가입자의 환갑, 칠순 등 중요 생일에 중도 해지시 기본 이자율을 적용해 준다. KEB하나은행의 연금예금은 매달 수령하는 원리금을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1~3년 중 금리주기를 선택할 수 있는 금리변동형 연금예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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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연금형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이유는 금융 자산이 많은 반퇴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통계청의 가계 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한 계층인 50~59세의 금융자산은 1억1235만원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중 가장 금융자산이 많은 계층이다. 금융연구원 임형석 연구위원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자산관리시장을 놓고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지는 상황에서 연금형 예금 상품이 베이비 부머 세대들을 은행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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