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전·의경 구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상급자에게 구타당한 의경이 두달 만에 숨지고, 고참들의 폭력에 시달리던 의경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6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 구로구 고척동 S초등학교 구내에서 수원 남부경찰서 소속 崔모(21)일경이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崔일경은 '고참이 인격적으로 모독한다''잠을 못자게 한다''반찬을 남기면 괴롭힌다'고 쓴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겼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상급자에게서 구타를 당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던 서울 경찰청 제3기동대 소속 裵모(20)일경이 석달 만인 지난 4일 숨을 거뒀다.

裵일경은 고참에게서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둔기와 주먹으로 서너 차례 얻어맞은 뒤 쓰려져 입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의경들의 부대 내 구타 사고는 지난해 3백43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백6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의경이 과격한 집회.시위에 노출돼 있어 '군기'가 강조되는 환경적인 이유도 있지만 일반 군대처럼 하사관.장교와 같이 사병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관리 인원이 부족한 것도 잦은 사고의 배경으로 제기된다.

내무생활 관리가 간부나 장기복무 요원이 아닌 고참 사병 위주로 이뤄지면서 사사로운 사고가 자주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