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넨코」, 서기장직 곧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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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이재훈특파원】소련공산당서기장「체르넨코」의 병세가 지난주 급격히 악화돼 그를 서기장직으로부터 사퇴시킨 후「미하일·고르바초프」(53) 정치국원에게 권력을 승계시키는 계획을 소련공산당 정치국에서 이미 인정했다는 비공식보도가 나왔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지가 27일 보도했다.
모스크바발 기사를 통해 이 신문은「체르넨코」(73)의 병세가 호전될 가망은 없는것같다고 전하고 그의 후임엔 당서열 제2위인 「고르바초프」가 올라설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선데이 타임즈는「체르넨코」가 기종을 비롯해서 심한 호홉기계통의 질환을 갖고있는데 최근 심장병증세의 병발증마저 생겼음을 그를 치료하고있는 의사들이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체르넨코」가 서기장직은 내놓되 명목상의 국가원수인 연방최고회의 간부회의 의장직은 그대로 갖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체르넨코」의 병세를 소련당국이 공식 시인한 것은 전임자「안드로포프」의 경우 6개월 동안이나 숨겼던 사실과 비교하면 크게 주목되는 일이다.
이 신문은 또 최고 권력자인 당서기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역사가 없지만 이번「체르넨코」의 경우는 그를 명예스럽게 퇴진시켜보려는 의도에서 정치국이 권력승계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공식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는「고르바초프」는 12명의 정치국원중 최연소이기는 하나「안드로포프」전서기장의 경제정책책임자로서, 그리고 소련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인 잦은 해외나들이를 통해 외교역량을 발휘함으로써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소식통들은「고르바초프」의 서기장승계 계획이 2월에 있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인준될 것이며「체르넨코」의 건강상태 또한 2월11일의 그리스수상 방소, 2월24일의 러시아공화국최고위원회 선거를 계기로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을 앓고있는「체르넨코」는 작년 12월27일 이후 공식석상에 얼굴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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