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5국 최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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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대표해 구글 지능 알파고에 맞선 이세돌 9단이 마지막 경기에서 4시간 59분간의 혈투 끝에 패했다. 이로서 이 9단은 알파고와의 5번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다. 4국에서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묘수로 승부를 뒤집었던 이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는 알파고에게 유리한 백을 양보하고 대국에 임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알파고를 이김으로써 전체 전적에서는 뒤지더라도 인간의 뛰어남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알파고의 완벽에 가까운 수 계산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알파고도 이날 제한시간을 두 시간 모두 사용해 1분 초읽기에 몰린 상태에서 종반 끝내기에 임했다. 그만큼 승부가 치열했다는 뜻이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이전 어떤 대국보다 순조롭게 대국을 풀어 나갔다. 지금까지는 포석 단계에서 한 번도 알파고에 앞선 대국이 없을 정도였지만 5국에서는 이제 알파고의 기풍을 파악하기라도 했다는 듯 바둑을 유리하게 끌고 가 바둑 팬들의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중반 접어 들며 지나치게 몸조심하는 듯한 수를 두며 승부의 형세가 미세해졌다. 대국 시간 4시간을 넘겨 오후 5시가 넘어서는 씁쓸한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좌우로 살짝 흔드는 등 판세가 불리하다고 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알파고는 종반에 접어들며 4국에서 보여준 듯한 이상한 감각의 수를 잇따라 뒀다. 완벽한 끝내기로 승리를 확신한 상태에서 나오는 특유의 착수인지 아니면 4국에서 보였던 것처럼 패색이 짙어지자 버그 형태의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었지만 승부가 종반에 접어들수록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임이 분명해졌다.

이 9단은 패배가 보이는 상황에서도 대국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큰 끝내기를 잇따라 선수로 성공시키며 바둑 막판 바짝 따라 붙었으나 끝내 승부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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