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 처럼 살라…미래에셋은퇴연구소 100세 은퇴자 생존법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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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의 한 장면. 주인공 마크 와트니(Mark Watney)는 화성탐사 도중 불의의 사고로 홀로 고립돼 500일 이상을 화성에서 생존한다.

SF 영화 ‘마션’은 전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앤디 위어(Andy Weir)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Mark Watney)는 화성탐사 도중 불의의 사고로 홀로 고립돼 500일 이상을 화성에서 생존한다. 실제 우주 탐험을 하는 듯한 현실적인 배경과 스토리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화에서 은퇴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미래에셋은퇴리포트 25호「SF 마션(Martian)에서 찾은 100세 은퇴자의 생존법」에서 “당초 한 달만 머물 예정이었으나 기약 없이 화성에서 살아야 했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상황은 ‘당초 기대보다 오래 살 수 있게 된’ 은퇴자의 현실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션의 영화 주인공이 발휘하는 기지(奇智)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은퇴자를 위한 해법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이 영화에서 발견한 은퇴자를 위한 생존법은 다음과 같다.

①정밀한 은퇴 준비를 세워라.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서 가장 먼저 식량·산소·물 등 필요한 물자를 확인해 치밀한 생존계획을 세운다. 은퇴자도 마찬가지다. 노후가 길수록 은퇴 준비에서 작은 차이가 가져올 여파가 크고 되돌리기 어렵다. 예를 들어 60세부터 은퇴자산의 4%를 인출하면 25년 만에 자산이 소진되지만, 5%로 높이면 20년으로 줄어든다. 6%를 빼서 쓰면 17년까지 줄어든다.

②주어진 자산을 활용하라

마션에선 열발전기를 난방용으로, 화성 탐사장치를 교신용으로 쓴다.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은퇴자 역시 자신이 주어진 자산을 은퇴시기 소득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거주용인 주택을 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연금전환 특약’ 통해 생명보험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제3자에게 보험계약을 넘기고 대가로 일시금을 받는 ‘정산거래(생명보험 전매)’가 도입되면 목돈이 필요할 때 ‘해약환급금’을 받는 것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③은퇴해도 자산을 늘려라.

마크 와트니는 지구에서 가져온 감자 보급품을 아껴서 먹는데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화성에서 농사를 지어 감자를 생산했다.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핵심 방법 중 하나다. 은퇴자들도 자산의 소진시점을 그러기 위해선 자산을 늘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60세부터 은퇴 자산의 4%를 인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25년 만에 자산을 다 쓰지만 같은 시기 자산을 활용해 수익률이 3%만 나오면 자산이 소진되는 기간은 28년으로 연장된다. 수익률이 4%이면 34년, 5%이면 43년으로 늘어난다. 길어진 노후 기간을 활용해 장기투자에 나서야 한다.

④예비 자산을 가져라.

영화에서 화성 탐사단은 탐사기간이 31일이지만 전 대원이 56일간 먹을 식량을 가져다 놓았다. 보급선 한 두 대에 문제가 있어도 임무가 중단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은퇴자 역시 사고나 재해, 창업 실패 이외에도 자녀결혼비용 등 예상 외의 지출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60세 이후 발병 가능성이 빠르게 커지는 점을 생각하면 건강보험은 중도 해지하지 말고 유지해야 한다.

⑤사회 관계망을 구축하라.

마크 와트니는 노력 끝에 마침내 지구와 교신하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성공한다. 그는 영화에서 “이제 다시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구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처럼 인간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 살아가는 존재다. 은퇴자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의 2015년 사회조사 마이크로 데이터에서도 우리나라 60대 이상은 자원봉사나 친목·종교·사회단체에 참여하는 등 사회 관계망이 구축되어야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