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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컷오프'에 더민주 지지율 5%P뚝…"막말로 호남민심이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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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지난주 하루 사이에 4%포인트 오르거나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일간 정당 지지율이 4%p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어서, 일각에서는 두 정당 지지율에 정청래 의원(51·서울 마포을·재선)의 컷오프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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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현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3월2주 조사결과에 따르면 더민주의 지지율은 야권통합을 가지고 국민의당을 압박하던 지난 8일 28.3%까지 상승한 데 이어 바로 다음날 9일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파문이 일어나자 31.6%까지 올랐다.

그러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가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공천배제)를 발표한 당일인 지난 10일 27.4%로 내려앉았다. 하루 만에 4.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다음 날인 11일에도 26.1%로 1.3%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다른 특별한 변수없이 더민주 지지율이 이틀 새 5.5%포인트가 내려앉은 것이다.

반면 정의당은 9일 4%에서 이틀 만에 8.3%까지 정당 지지율이 오르며 4.3%포인트 급상승했다. 일각에선 정청래 의원 등의 더민주 컷오프 결과가 두 정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실망한 더민주 내부의 진보성향 지지층이 정의당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청래 의원 등 더민주 내부의 친노 공천탈락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지층 이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4·29 재보선 패배의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주승용 최고위원(64·여수을·3선·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비난한 게 공천 탈락의 원인이 됐다. 정 의원은 당시 '막말'파문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제소돼 당직 자격 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가 재심을 거쳐 6개월로 감경받았다.

하지만 공천위가 이번에 정 의원의 '막말' 윤리문제 징계 처분을 근거로 정밀심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어 공천위원 전원 투표를 거쳐 지난 10일 공천배제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나는 꼼수다' 정봉주 전 의원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 철회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벌이자"고 제안해 지지자들이 더민주 여의도 당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 의원도 지난 12일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이에 더민주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정 의원의 막말은 이후 당의 호남 지지층 이반과 주 의원을 포함한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천위와 당 지도부가 심각하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는 2016년 3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6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조사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그래픽=임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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