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도핑 적발, 골프계도 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사진 슈가포바 홈페이지]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9·러시아)가 금지 약물인 멜도니움 양성 반응을 보인 가운데 골프계도 긴장하고 있다. 다가올 올림픽 때문이다. 미국 골프채널은 9일 “샤라포바가 양성반응을 보인 멜도니움은 골프에서는 금지약물로 지정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골프 선수들은 골프계가 금지약물 청정지대라고 얘기하곤 했다. “근력이 아니라 유연성, 몸이 아니라 멘탈이 우선하기 때문에 골프에서는 약물을 복용해도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각 투어도 이에 따라 도핑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미국 프로골프 투어인 PGA 투어는 필요 없다고 하다가 여론에 밀려 2008년에야 도핑을 시작했다.

한국프로골프(KGT)는 2010년부터 도핑을 했다. 그러나 8명씩 1년에 두 번, 최대 16명 도핑에 불과했다. 참가선수의 10분의 1정도만 검사를 받은 셈이다.

미국의 NFL, NBA, 메이저리그 등 주요 프로 리그는 선수의 피를 뽑아 검사를 한다. 골프 투어들은 소변 검사다. 선수들이 채혈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좋아하지 않아서다. 그러나 소변 검사로는 성장호르몬(HGH)을 거의 검출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골프 피트니스 전문가들은 골프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한다면 HGH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 HGH는 부상에서 매우 빨리 회복하게 해주고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골프계 도핑에는 가장 큰 구멍이 열려 있는 셈이다.

골프의 약물 테스트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금지약물이 검출된 선수는 있다. 지난 해 7월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스콧 스털링스 등 모두 3명이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에만 2건이 적발되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리우 올림픽 때문에 5월 6일부터 선수들이 불시에 올림픽 수준의 도핑 테스트를 받게 된다. 올림픽 참가가 가능한 한국 선수들도 포함된다. 선수들은 매일 오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보고해야 한다. 불시에 검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3번 소재지 정보 제출을 불응하면 한 번 테스트에 걸린 것으로 간주한다.

박인비와 유소연의 매니지먼트를 맞고 있는 갤럭시아SM은 “평소에 선수들이 몸보신용 약 같은 것을 먹지 않아 걱정이 없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복용하는 약 등의 성분을 확인하라는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