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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 2시반까지 대국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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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을 쥔 이세돌은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답지 않게 첫 수부터 뜸을 들이다 1분30초 만에 좌상귀 화점에 착수하는 선택을 했다. 이세돌은 다음 수로 역시 우하귀 소목, 알파고는 4번째 수를 좌하귀 화점을 차지하면서 양 화점 포석을 이어갔다.

세계 최강의 프로 기사 이세돌 9단과 역시 역대 최고의 인공지능인 알파고의 대결은 이렇게 긴장감 속에 시작했다.

이 9단은 긴장한 표정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강한 수싸움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반 포석이 약하다는 특징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사였다. 반면 알파고는 이세돌의 변칙적인 공세에 차분히 대응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듯한 면모를 보여 관전자들을 놀라게 했다.

50수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이세돌은 공격하고 알파고는 타개하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오히려 알파고의 백돌이 중앙부터 하변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백 쪽에 나쁘지 않은 형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었다. 반면 흑돌은 출구를 찾아 여기저기 모색하는 형세였다.

대체로 이세돌의 초조함이 느껴지는 반면, 알파고의 바둑은 한 수 한 수가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수의 연속이라는 평도 있었다.

60수까지 진행 상황으로는 이세돌의 변칙과 알파고의 정수가 대결하는 형국으로 흘러갔다.

오후 2시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 아마 6단인 소설가 성석제씨는 "초반에는 서로 상대방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수를 주고 받는 것 같았다. 알파고의 수읽기가 생각보다 빨라, 상대를 알고 바둑을 두는 느낌을 줘 불길하다"고 평했다.

성씨는 "바둑격언 중 '반전무인', 바둑 판 앞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무심한 경지에서 둬야 한다는 게 있는데 실제로 이번 대국의 경우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어서 역설적으로 반전무인은 성사됐지만, 당사자인 이세돌이 승부에 초연한 면모를 보여줄 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치 마라토너가 신발 안의 모래알 한 알이 처음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나중에 바윗돌처럼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사소한 변수가 이세돌에게 나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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