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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봄의 교향악, 전원교향곡’

중앙일보

입력

어느덧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가곡 ‘동무생각’의 가사가 절로 떠오릅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저는 ‘봄의 교향악’ 하면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이 떠오릅니다.

베토벤은 동이 틀 무렵 기상했습니다. 오후 2시까지 작곡을 했죠.

이후 베토벤은 산책을 했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중까지 산책이 계속될 때도 있었다 합니다.

그렇게, 그의 음악에는 한 걸음씩 옮기며 둘러본 자연이 스며들 수 있었겠지요.

교향곡 6번 ‘전원’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평생 동안 사랑했던 빈 교외 하일리겐슈타트 숲을 산책한 베토벤의 기억이 묻어납니다.

시냇물의 재잘거림이나 새가 지저귀는 소리, 천둥소리 등 자연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2악장은 그야말로 봄의 풍경입니다. 시냇가를 따라 유유히 산책하는 베토벤에게 온갖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꾀꼬리는 플루트, 메추리는 오보에, 뻐꾸기는 클라리넷으로 표현했습니다.

‘전원’이 세상에 선보이기 6년 전인 1802년, 베토벤은 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었습니다. 자살하려고 두 명의 동생에게 보내는 유서까지 썼죠. 그는 자연으로부터 힘을 얻었습니다.

따스한 봄의 손길이 많은 이들의 근심을 치유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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