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즈에 서브미션패… 체급의 벽 넘지 못한 코너 맥그리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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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체급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웠다. 종합격투기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두 체급 위 상대인 네이트 디아즈(31·미국)에게 졌다.
맥그리거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디아즈와의 'UFC 196' 메인이벤트 웰터급 경기에서 2라운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디아즈는 이날 승리로 MMA 전적 19승(4KO·12서브미션)10패를 기록했다. 맥그리거는 2011년 2월부터 이어오던 1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전적은 19승3패.
지난해 12월 조제 알도를 꺾고 페더급(65.77㎏ 이하) 챔피언에 올랐던 맥그리거는 당초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2·브라질)와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싸울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요스가 연습 도중 발 골절로 경기를 포기했다. 어렵게 경기 11일 전 UFC가 점찍은 맥그리거의 상대는 웰터급(77.11㎏ 이하)의 디아즈였다. 제 아무리 페더급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맥그리거라 해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전문가들은 맥그리거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체격조건(맥그리거 키 1m75㎝·팔길이 1m88㎝-디아즈 키 1m83㎝·팔길이 1m93㎝)에서 차이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맥그리거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유의 노가드 왼손 펀치와 킥으로 디아즈를 공격했다. 디아즈는 맥그리거에게 왼손 훅을 맞아 오른쪽 눈 위를 다쳤다. 1라운드가 끝난 뒤 디아즈의 얼굴은 잔뜩 상기됐고, 출혈도 났다. 하지만 더 강한 주먹을 맞으면서 단련된 디아즈에게 결정적인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테이크다운도 한 차례 빼앗았지만 별다른 공격을 하지 못했다.
2라운드 초반에도 맥그리거는 상대를 겁내지 않고 달라붙었고, 디아즈는 뒤로 물러나면서 차분하게 반격했다. 결국 맥그리거의 기술도 체급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디아즈는 2라운드 중반부터 주먹을 여러 차례 맥그리거에게 날렸다. 결국 디아즈의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얼굴에 적중한 뒤부터는 눈에 띄게 맥그리거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주짓수를 배워 그라운드에 강한 디아즈는 테이크다운 후 길로틴 초크에 이어지는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맥그리거의 항복을 얻어냈다. 유효타 시도(159-148)와 적중수(78-65) 모두 디아즈의 우세였다. 디아즈는 경기 뒤 "난 슬로 스타터다. 시작은 느려도 이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악동 맥그리거는 디아즈를 넘어 웰터급 챔피언인 톰 라울러(34·미국)에게도 도전할 의지를 드러냈다. 디아즈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아 4일 미디어데이에 이어 5일 계체량 행사에서 신경전이 이어졌다. 비속어는 물론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행위까지 하며 서로를 도발했다. 디아즈의 승리로 끝나면서 맥그리거의 상위 체급 도전은 당분간 어려워졌다.
코메인 이벤트로 열린 경기에서는 미샤 테이트(29·미국)가 새로운 여성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테이트는 홀리 홈과의 타이틀매치에서 5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승리했다. 테이트는 통산 18번째 승리와 함께 그토록 원하던 벨트를 둘렀다. 홈은 11연승을 마감하며 4개월만에 따낸 타이틀을 내줬다.
레슬링에 강한 테이트는 킥복싱을 베이스로 한 홈을 상대로 거리를 두고 싸웠다. 그리고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상대를 넘어뜨렸다. 테이트는 팔꿈치와 주먹을 여러 차례 적중시키고 트라이앵글 초크까지 걸었다. 그러나 홈은 4분여간의 맹공을 버텨냈다. 3·4라운드에서는 테이트가 홈의 펀치를 여러 차례 허용했다. 판정으로 간다면 홈이 유리한 상황. 하지만 테이트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태클로 뒤를 잡았다. 홈을 올라탄 테이트는 오른팔로 목을 감았고, 홈은 메치기로 위기를 벗어나려했지만 테이트의 조르기는 풀리지 않았다. 홈이 실신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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