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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감성터치’로 쑥쑥 크는 노동 생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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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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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숙
인코칭 대표이사

격변하는 요즘 제조 업체들은 창의적이면서도 고품질의 저비용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 생산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결과물(output)으로만 이야기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투입되는 시간·기계· 설비·안전에만 관심을 두지 그것을 조정하고 만드는 가장 중요한 ‘사람의 마음과 기분,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낼(input)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높은 노동 생산성은 ‘인간의 감성 터치’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다수의 제조 업체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 현장 근로자들의 리더십이 생산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했다. 또다른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것과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하는 것의 성과 차이는 7배에 달했다.

 A사는 최근 설비에 막대한 투자를 해 전 과정 자동화 설비를 구축했다. 그러나 공정 중 일부는 자동화로 인한 품질을 신뢰하지 않는 주요 고객사로부터 기존과 같이 수동으로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전 공정 자동화를 못하고 있다. 해당 공정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납품 일정에 맞추느라 뒷 공정의 직원들까지도 거의 매일 야근을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불량이 생기면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책임감을 회피하기에 문제가 더 커졌다. 직원들의 불만과 고객사 설득이 시급했다.

  이런 경우 경영자, 관리자, 현장 직원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먼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게 했다면 문제가 이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른 선택으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꾼 사례도 있다. J사의 사장은 높은 이직률과 낮은 생산성 때문에 고민하다가 생산직 직원들에게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자신의 생각을전달하는 방법, 다른 팀과 협업하는 방법 등에 대해 장기간 교육을 했다.

 “그것 좀 잘 만들 수 없어요? 왜 똑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하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라는 질책 대신 “홍 반장, 이번 제품에 하자가 있는데 전에 했던 실수와 똑같네요. 혹시 몸이 아프거나 주변에 힘든 일이 있는 건 아닌가요. 반복된 실수를 할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되네요”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다. J사는 이런 교육을 2년 이상 했는데 6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이직률과 생산성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로봇이라는 기계에 수억원을 들여서 감성을 입히려는 시대다. 이미 감성을 갖고 있는, 우리 회사를 위해 경쟁력을 높여줄 직원들에게 ‘휴먼터치’ 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씩 그들이 소화할 수 있는 정도로 맞춰 제공해보자. 생산현장 근무자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먼저 인식시키고 스스로 성장하고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기분 좋은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홍의숙 인코칭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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