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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코치·암진단…AI 일상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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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에 사는 미국인 P씨는 샌드위치·햄버거가 싫증나면 ‘셰프 왓슨’을 찾는다. IBM이 미국의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보나베띠’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요리사다. 셰프 왓슨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재료와 취향을 입력하면 다양한 조리법을 알려준다.

머신러닝 발전에 활용 범위 커져
킬러·섹스로봇 등 부작용 우려도

 A씨는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데, 왓슨이 이를 감안해 요리를 추천해준다”며 “영양소까지 고려해주기 때문에 혼자 사는 사람에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페이팔은 연간 20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안전하게 결제 처리하고 있다. 비결은 AI를 활용한 실시간 ‘이상 금융거래 탐지시스템’. 예컨대 한국에서 결제한 사용자가 10분 만에 미국에서 결제하거나, 미리 파악해둔 특정 사기 유형과 비슷한 거래가 이뤄지면 즉시 중단시키는 식이다.

  AI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지 오래다. 공장 자동화에 적용하는 기초 수준을 넘어 이젠 AI가 암진단·기상예보를 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투자성향·자산규모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물론 얼굴 형태에 맞는 화장법·화장품을 알려주거나,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연예를 코치해주는 서비스까지 일상화되고 있다.

 경희대 경영학부 이경전 교수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스마트카·로봇·사물인터넷(IoT)·스마트홈을 구동하고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AI”라고 설명했다.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 덕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왔을 때 스스로 학습하고,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비한다. 학습의 빈도와 양이 많아질수록 더 똑똑한 판단을 한다. 여기에 컴퓨터 하드웨어의 고도화, 통신 속도의 향상, 빅데이터 분석의 상용화 등이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결합한 섹스로봇·킬러머신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30년 후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과학철학자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교수는 “사람보다 똑똑한 기계는 인류를 멸망시킬 인류의 마지막 발명품”이라고 했다.

 하지만 AI의 발전이 중장기적으로 고용이나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송대진 교수는 “AI의 목표는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보다 창조적인 일에 시간과 노력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인류 스스로 도덕적인 사회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AI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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