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지리산 자락 청정 산청에서 키운 초석잠, 미국에도 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기사 이미지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은 초석잠을 가공해 국내에 판매할 뿐 아니라 미국 등에 수출도 한다. 정상용 대표가 제품을 들고 있다. [사진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

초석잠(草石蠶)은 식품공전에 뿌리채소로 등록돼 있는 식물성 식품이다.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남 산청에서는 새로운 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산청군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은 초석잠을 가공, 국내에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전국 초석잠 생산량의 30% 이상이 산청군에서 재배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초석잠이 소득작물로 각광받게 되기까지는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의 정상용 대표가 크게 기여했다. 정 대표는 영농조합을 설립한 2012년 이후 초석잠 연구에 매달려 왔다. 이처럼 초석잠에 집중한 것은 몸소 초석잠의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의료기사업을 하던 2010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정 대표는 지인의 권유로 초석잠을 먹으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등 효과를 봤다. 이에 직접 초석잠을 재배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산청으로 귀농했다.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무작정 재배에 뛰어든 데다 판로도 없고 제품 개발에 투자하다보니 빚까지 지게 됐다. 정 대표는 “초석잠 연구에 매진한 지 3년쯤 지나면서 매출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2014년도에는 초석잠의 생산량이 모자라 조기에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고 회고한다. 산청군, 한국국제대학교, 경남도 농업기술원, 진주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다양하게 R&D를 진행해 지식재산권을 창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홈쇼핑에 4회 방송되며 방송 때마다 전량 판매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해외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렸다. 성과는 2014년도에 나타났다. 경상남도가 해마다 마련하고 있는 ‘브라보 필 박람회’에서 중국 위해구탁무역유한공사 판건 대표를 만나 유자차 제품 1000만 달러 장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현재는 위해에 유자차 수출을 위한 물류창고를 마련했다. 위해구탁무역유한공사는 중국 현지 대형 마트인 까르푸 40여개 매장과 거래하고 있는 빅 바이어다.

브라보 필 박람회를 통해 수출에 눈을 뜬 정 대표는 이후 중국·미국·호주 등에서 개최되는 각종 수출상담회 및 판촉전에 꾸준하게 참가했다. 2014년에는 미국 LA한인엑스포에 참가해 미국 PARKS TRADING.LTD 와 초석잠이 함유된 ‘똑똑딸기잼’에 대한 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대관국제무역유한공사와 IQ에너지바 50만 달러, 호주 유통회사인 SINMI와 IQ에너지바 3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정 대표는 “ 초석잠의 마케팅을 위해 힘써 주시는 경남농식품수출진흥협회 김의수 회장님, 연구개발을 도와 주시는 한국국제대 정영철 식품의약학과 교수님, 지식재산권 창출에 도움을 주시는 진주상공회의소 이기운 차장님, 산청군 담당 공무원분들 등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기사 이미지

초석잠=꿀풀과 식물 초석잠의 덩이줄기 또는 전초이다. 중국이 원산지며 13세기에 재배가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에도시대부터 재배됐다. 가을에 땅속에 굵은 괴근을 착생하기 시작하는데, 지하의 덩이진 뿌리를 식용으로 한다. 길이는 3㎝ 정도이며 2~10개의 주름 마디가 있다. 뿌리는 사근사근 씹히면서 담백하고 단맛이 있다. 소금, 식초에 절이거나 간장에 담궈 먹을 수 있다.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은 올해 일반 식품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통해 전략적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재 한국국제대 정영철 교수와 함께 초석잠에 함유된 콜린과 아세틸 콜린 성분의 연구 개발을 통해 뇌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가진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3년 전부터 한국국제대 정영철 교수팀과 뇌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안에 신제품이 개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은 올해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3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홈쇼핑 등과 맺은 계약으로 인해 초석잠의 구매량이 늘어났다. 올해 뇌인지기능 개선 신제품이 출시되면 초석잠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