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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시리아 휴전 잠정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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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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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 해변에 도착해 감사 기도하는 시리아 난민들. 유럽연합(EU)은 난민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레스보스 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가 5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 요르단을 방문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시리아 내전의 휴전이)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케리 “며칠 내 적대행위 중단”
내전 5년 만에 총성 멎을지 관심

케리 장관은 이날 요르단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휴전)협상을 잠정 타결했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휴전과 관련해 내전의 여러 당사자들과 만날 계획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통화하고 며칠 내로 합의를 발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휴전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좀 더 합의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의 말대로 시리아 휴전이 이뤄지면 2011년 3월 이후 내전 발발 5년 만에 시리아에서 휴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앞서 미국·러시아 등 17개국 대표로 구성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은 지난 12일 독일 뮌헨에서 ‘적대행위 중단’ 합의를 도출했지만, 러시아의 공습 등이 이어지며 실제 휴전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시리아에서는 ‘아랍의 봄’ 직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반정부 세력이 봉기하며 내전이 발발해 3000만 명의 인구 중 26만 명이 사망하고 국민의 3분의 1인 100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이 중 636만 명은 시리아 내에서 집을 잃고 떠돌고 있고, 400만 명 이상은 유럽 등 해외로 향해 ‘유럽 난민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

 한편 이날 시리아 중부 홈스에서 두 건의 차량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46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지난달 26일에도 두 건의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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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 감독

 ◆유럽 난민 다큐 베를린 황금곰상=베를린영화제에서 유럽 난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파이어 앳 시’(Fire at sea)가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다큐멘터리가 황금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은 이탈리아 지안프랑코 로시(52)다.

영화의 배경은 난민의 유럽 관문인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으로 1988년 이래 2만여 명이 이곳으로 넘어오다 익사했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인 로시 감독은 “지금 이 순간, 람페두사 섬 앞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머리에 떠오른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 뒤 “우리 모두가 이 비극에 책임이 있으며, 난민 위기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이후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최대 비극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서유진·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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