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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입구역은 정말 서울대 앞에 있을까요? 그래서 걸어봤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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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명에 대학이름이 들어가 있는 9개 대학의 역에서부터 거리 순위. 가장 가까운 역은 한양대학교, 가장 먼 역은 총신대학교로 조사됐다.

서울의 지하철 역명(驛名) 중 16개 역에 대학 이름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실제 역에서 대학까지의 거리는 천차만별이다. 과연 대학 이름이 들어가 있는 역에서 대학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이중 9개 대학을 선정해 각 역의 가장 가까운 출구부터 대학까지 만보계를 사용해 거리를 측정해 보았다.

거리가 가장 가까운 대학은 한양대학교(1걸음)로 한양대역 2번 출구가 교내에 있다. 반면 가장 먼 대학은 총신대학교로 총신대입구(이수)역에서 1934걸음(소요 시간 22분 27초)을 걸어야 대학 정문에 도착한다.

나머지 7개 대학(거리순)은 숭실대학교(숭실대입구역에서 36걸음), 서울교대(교대역에서 235걸음), 이화여대(이대역에서 283걸음), 홍익대학교(홍대입구역에서 525걸음), 광운대학교(광운대역에서 605걸음), 한성대학교(한성대입구역에서 954걸음), 서울대학교(서울대입구역에서 1916걸음)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와 총신대는 역에서 학교까지 도보 2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이용해 학교를 오가고 있었다. 처음 지하철 역명을 지을 당시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올 3월부터 기존 지하철 역명에 병기하는 이름을 유상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단 이번에는 기준이 명확하다. 역에서 500m(약 500걸음) 이내에 위치한 기관과 기업이 대상이다. 마땅한 곳이 없을 경우 거리는 1km 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지하철역명 병기 유상판매 시범역사는 을지로입구·방배·역삼·홍제·압구정·충무로·명동·강동·서대문·청담·고속터미널·장지·단대오거리 등 13개다. 이들 시범역사 인근에 위치한 대학은 4곳으로 이중 한 대학은 학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자체 역명심의위원회를 두고 공공성 훼손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관·기업은 배제하기로 했다. 선발 방식은 기준에 맞는 대상 중 최고가 입찰하는 곳을 선정하는 경쟁입찰 방식이다. 1개역 1개 병기, 1회 3년 계약이 원칙이며 출입구와 승강장 명판, 노선도와 안내방송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운영한 뒤 공공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실익이 있을 경우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글=김성룡 기자, 영상 촬영·편집=오병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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