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중국 상륙…고객 쇄도해 애플 서버 다운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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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가 18일 중국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중국 은련(銀聯)카드와 제휴한 애플은 19개 은행과 함께 18일 오전 5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작과 동시에 중국의 ‘애플 마니아’ 사이에서는 카드 등록 열풍이 불면서 애플 서버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19일 애플페이 서비스 상륙 첫날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공상·초상·건설·흥업 등 중국 19개 은행은 애플페이 서비스 시작 1시간도 안돼 애플페이 서비스 신청 카드가 10만장을 돌파했다고 중국 남방도시보가 보도했다. 애플페이 카드 등록은 ‘카드 촬영→확인→확인번호 입력’ 3단계로 단순화시켰지만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등록까지 3~4시간이 소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서버가 다운되자 애플은 공식적으로 “애플은 시스템 안정을 무척 중시한다”며 “사용자 처리 용량을 확장하고 있으니 잠시 후에 이용해달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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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중국 베이징 애플매장에서 한 고객이 이날 출시된 애플페이를 시연해 보고 있다. [사진=신경보]

애플페이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은 채 은련카드 단말기인 퀵패스(QuickPass)에 아이폰을 가까이 접촉한 후 사용자 지문 확인만으로 결재가 이뤄지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채택했다. 중국의 기존 양대 모바일 지불업체인 알리페이(支付寶)와 웨이신페이(微信支付)는 QR코드 스캔 방식을 채택해 번거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애플페이는 무선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제가 가능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애플페이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의 단가가 1000위안(19만원) 이상인데다가 학습과 조작이 어려워, 중국 모바일 지불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텅쉰의 벽을 쉽게 넘지 못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애플페이의 가세로 중국 모바일 지불 시장은 향후 알리바바·텅쉰·애플의 삼각구도로 전개될 예정인 가운데 24일부터 삼성페이도 중국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애플은 안정성과 프라이버시를 중국 공략 포인트로 내세웠다. 최근 미국에서 “테러범도 고객”이라며 법원 명령까지 거부한 애플답게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 부사장은 18일 “안전과 프라이버시가 애플페이의 핵심”이라며 “카드번호와 지불 정보 모두 애플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소비자와 판매자 은행만 거쳐 결제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애플의 세계 2대 시장이자 영업이익의 25%를 거두고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플은 “중국은 애플페이의 세계 최대시장이 될 것”이라고 다짐한 상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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