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벌고 여행 자유…북한 운전원은 인기 직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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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보안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국 근로자들에게 발급한 운전면허증. [중앙포토]

북한에서 운전원(운전기사)은 인기 직종이다. 여행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증명서 없이도 전국을 다닐 수 있으며 돈벌이를 위한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북한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교육과정 1년에 정비까지 시험
4급부터 시작, 승용차는 2급 따야
교통법규 위반하면 면허증에 구멍
구멍 5개 뚫리면 면허 취소돼

북한 인민보안부(한국의 경찰청)에서 발급하는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각 도의 ‘운전원 양성소’에서 정규과정(1년)을 마치고 시험을 보거나 군에서 운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내용은 교통법규, 코스 및 장거리 주행실습은 물론 자동차의 원리와 정비도 포함된다. 정규과정을 마치고 이론시험과 주행·정비에 대한 실기시험에 모두 통과하면 제일 낮은 단계인 4급 면허를 받을 수 있다.

 북한에는 1~4급의 면허가 있는데 승급을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1~2년의 경력이 필요하다. 4급은 5t 이하의 화물차, 3급은 미니버스와 지프 등을 운전할 수 있다.

2급은 대부분의 승용차를 운전할 수 있으며, 1급은 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 화물차가 승용차보다 등급이 낮은 이유는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을 고급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도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특이한 점은 과태료와 함께 면허증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구멍이 5개 뚫리면 면허는 취소된다.

 까다로운 북한 면허증을 쉽게 받는 사람도 있다. 개성공단에 상주했던 한국 근로자들이다. 개성공단 업체 관계자는 “한국 면허를 가진 근로자가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를 통해 북한 면허증을 신청하면 2~3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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