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만난 중·러 유엔대표…“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기사 이미지

한·미·일·중·러 ‘유엔 회동’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중·일·러 유엔 대사를 만나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 방안을 협의하며 강경한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중·일·러 대표들과 ‘미니 5자회동’을 했다. 대북제재 결의안 관련 논의를 위해서다.

미·일 대표도 참석 ‘미니 5자회동’
북핵 논의 모인 것 자체가 이례적

 한국 측 요청으로 마련된 이날 조찬 회동에는 각국 주유엔 대표부에서 서맨사 파워 미 대사, 류제이(劉結一) 중국 대사, 요시카와 모토히데(吉川元偉) 일본 대사,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러시아 차석대사가 참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5자회동이라고 명명하진 않았지만 6자회담 당사국 중 5개국의 고위급 외교 당국자들이 북핵 논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와 유엔 헌장 등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데 대해 단호한 대응이 없을 경우 유엔과 안보리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다.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하고, 우리도 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중대 결단을 하게 됐다”고 했다. 중·러 측은 특히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의 결기가 예전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듯했다. 중국 측으로부턴 이번엔 그냥 넘어가기 힘들겠다는 고민의 징후도 포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이어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보리의 이번 제재 결의는 북한의 5차,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끝장 결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요국들의 대북 독자 제재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쓰이는 돈줄 차단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12~14일에는 세계 최대 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에서 대북 압박외교를 계속한다. 한·미, 한·중, 한·러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