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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똑같은 술도 어떤 병에 담느냐 따라 달라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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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와인병 디자인하는 김준구씨

김준구(39)씨는 와인병을 디자인한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음료 패키지’ 부문 디자인상을 받았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레드닷 어워드, IDEA 어워드와 더불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상을 받은 작품은 맥주병 모양의 금색 와인병으로 기존의 틀을 깬 작은 사이즈와 색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씨는 국내 주류 수입회사 금양인터내셔날에서 2008년부터 디자이너로, 현재는 브랜드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똑같은 술이라도 어떤 병에 담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더군요. 그 이유가 궁금했어요.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병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알게 됐죠. 소비자 입맛과 취향에 맞게 병의 디자인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여러 가지 술병을 디자인했다. 이탈리아 북부 간치아에서 만드는 저도수 스파클링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병을 새로 디자인해서 ‘허니문’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백화점용 와인 브랜드 ‘트루아젤’, 레스토랑 전용 와인 ‘모스비’ 와인 등을 제작했다.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와인은 ‘다다’다. 이 제품은 독일에서 생산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씨는 “와인을 수입하는 건 완제품을 수입하는 거라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 시장의 특수성과 시장 흐름을 파악해 새로운 디자인을 더하면 예상 외의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김씨는 디자이너나 아티스트와의 협업에도 관심이 많다. 2년 전에는 팝아티스트 찰스 장과 함께 ‘골프 와인’으로 알려진 와인 ‘1865’ 한정판을 출시했다. 기존의 1865 라벨에 찰스 장이 그린 하트 모양 일러스트를 추가한 디자인이다. 이 와인은 판매 금액 일부를 한국심장병재단에 기부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하는데 쓰였다.

 김씨는 “아무것도 바뀔 게 없다고 생각하면 일도, 일상도 재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왜 재미가 없을까 고민해야 기존의 틀을 깬 아이디어나 해결 방식이 나와요. 그건 디자인 말고 어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만난 사람=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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