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 이어 장거리미사일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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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얼굴)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사일 카드까지 꺼냈다. 국방부는 28일 “북한이 중요한 도발 행위를 기습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창리서 기습 발사 움직임
과거엔 미사일 쏜 뒤 핵실험
세트형 도발, 국제사회 흔들어
중국 “북, 과격조치 말라” 경고

정보를 다루는 복수의 소식통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며 “언제라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정부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일주일 이내에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일주일 내에 발사할 정도로 임박한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기습 발사에 대비해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과거 세 차례(2006·2009· 2012년) 핵실험 전 장거리 로켓 발사를 했듯이 ‘세트형 도발’로 국제사회 흔들기에 나선 셈이다. 전에는 장거리 로켓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나 이번엔 핵실험이 앞섰다는 게 차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순서를 바꾼 건 국제사회에 혼선을 주기 위한 기습적인 빨치산 스타일일 수도 있다”며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장거리 로켓을 쏜 뒤 핵실험을 하려다 로켓 발사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순서를 바꾼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으로선 지난해 12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4차 핵실험(1월 6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수중·육지·공중에서 입체적인 무력 시위에 나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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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총리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이나 언급을 자제하고 국제 의무와 약속을 이행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켓) 관련 질문을 받자 “과격한 조치를 하지 말고 긴장 국면이 계속 악순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중국은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이전에 로켓을 발사할 때 항행금지를 선포했지만 아직 그런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정용수 기자 워싱턴·도쿄=채병건·이정헌 특파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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