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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식 프로펠러 단 트럭, 활주로 씽~ 배기가스 없는 ‘무공해 비행기’ 실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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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호 10면

날개에 달린 분산 추진 기술을 사용한 전기 프로펠러의 모습. [사진 에밀리 버]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비행연구센터. 이곳에는 먼지로 뒤덮인 피터빌트의 대형 트럭이 여러 대 세워져 있다. 아직 푸른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저탄소 항공’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트럭에는 소형 비행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좌우 30피트(9.1m) 길이의 날개가 달려 있다. 연료를 태우는 엔진으로 작동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다.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18개의 작은 프로펠러가 날개에 부착돼 있다. 기술진과 연구자는 사막에 지어진 활주로 위를 이 트럭을 타고 시속 70마일 (112.6㎞)로 달린다. 날개에 달린 프로펠러는 금방이라도 이륙할 것처럼 빠르게 돌았다.

리프텍 프로젝트 프로펠러가 달린 트럭.

‘새로운 비행을 위한 도전’ 프로젝트트럭과 비행기를 합쳐 놓은 NASA의 이번 프로젝트 이름은 리프텍(LeapTech). 새로운 비행을 향한 도전이라는 뜻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션 클라크 엔지니어는 “이착륙 과정을 포함해 공기 역학, 전기모터의 효율성 등에 대한 모든 시뮬레이션을 마쳤다”고 말했다.


 NASA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분산 추진’이라는 개념이 연구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이다. 미래의 비행기는 배터리 혹은 하이브리드 연료와 전기를 결합시킨 형태를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비행기의 날개도 가벼워져 비행 중 날개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난기류에서 비행기의 흔들림 현상 등을 줄일 수 있다. 비행기의 기체와 날개가 꼭 붙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마저 바뀔 수 있다. 2030년엔 여객기 수 현재의 두 배상업용 비행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연간 배출하는 양의 2%에 달한다. 매년 독일에서 배출하는 양보다 조금 적다. 현재 세계 각국 항공사와 제조업체들은 비행기의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항공교통활동그룹(ATAG)에 따르면 비행기 한 대당 배출가스는 비행기가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60년대보다 7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항공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비행기가 배출하는 전체 가스의 양은 오히려 증가했다.


?항공산업이 침체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는 15년 후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여객기 숫자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4만 대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표한 유럽연합집행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여러 국가와 각종 업계의 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인해 전체 배기가스가 크게 줄 전망이다.


?이 경우 15년 후에는 전 세계 비행기 배출가스가 현재의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지난해 체결된 ‘역사적인’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비행기 배기가스와 관련된 사안이 담기지 않은 것을 일부 환경주의자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국제 민간항공기구 대변인은 배기가스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항공기구는 내년부터 신형 여객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올해 초 비행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 방침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규제 방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가스는 연료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항공사가 지출하는 금액의 3분의 1 이상이 연료에 사용되기 때문에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회사는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항공사 지출 3분의 1 이상이 연료비보잉 787기 등을 비롯한 비행기는 합성물질을 사용해 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제트엔진의 연비 역시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대체연료가 사용되며 전체 탄소 배출량이 떨어지고 있다. 또 비행기의 운항 경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해 공항이나 상공에서 지체되는 시간을 최소화한 것 역시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민간 연구기관인 ‘깨끗한 교통을 위한 국제 위원회(ICCT)’에서 배기가스 분야를 담당하는 대니얼 러더퍼드는 “현재 연료 소비가 연간 평균 1.3% 이상씩 줄고 있다. 이러한 감소세는 앞으로 10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0년대에 들어 유류값이 크게 오르며 연비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됐다”며 “이러한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번역=김영남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kim.young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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