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부족 현대상선 벌크선 사업부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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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그룹 계열의 현대상선이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해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이치라인서 1000억 조달 추진
기존 5000억 부채 떠안는 조건

20일 투자은행(IB)업계와 현대그룹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에이치라인이 현대상선에 약 1000억원을 지급하고, 약 5000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매각 논의가 진행중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사모투자펀드인 2013년 한앤컴퍼니가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을 인수해 세운 회사다. 현대상선 벌크선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000억원대로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약 17%를 차지한다.

 현대상선은 애초 벌크전용선 사업부 자산 등을 담보로 3000억원대의 영구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었다. 이에 더해 사업부 매각 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상선 측은 “매각안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자구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말과 7월 말 각각 2208억원, 2992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말까지 자산 매각과 채권 발행 등을 포함한 자구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3조3000억원대 자구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겨왔으나,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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