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쓰면 뭐하나…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금융생활

중앙일보

입력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이를 이용한 금융 생활은 ‘스마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휴대폰 보급대수는 5330만대다. 이중 4260만대가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한은이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만이 최근 6개월 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한 경험(36.4%)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6개월 이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 경우도 15.8%에 그쳤다.

이용자들은 주로 주 1~2회 정도(49.5%)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3~4회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9.1%에 불과했다. 주로 잔액을 조회(94.1%)하거나 자금을 이체(84.2%)하는데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고 있었다. 모바일을 이용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거나(11.6%)과 예금·펀드·대출 등 금융상품에 가입(5.8%)하는 이용자 수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결제는 주로 월 1~3회 정도(44.4%)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온라인 구매시 상품대금을 결제하는 용도(85.6%)로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다. 오프라인 상점에서 상품 대금을 결제할 때(31.8%)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 지급(19.9%) 등에도 사용하지만, 공과금 등 요금납부(3.7%)를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모바일 금융 부가서비스 이용도 저조했다. 이용경험이 전혀 없다는 응답이 70.5%에 달했다. 모바일 금융 부가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쇼핑시 가격비교(20%)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멤버십 포인트 관리(17.7%), 할인 쿠폰 수령(17.7%), 멤버십·포인트 관리(16.8%) 등을 이용했다. 최근 6개월 내 가격 비교를 위해 바코드 스캐닝 앱을 이용한 사람은 9.4%에 불과했다. 상품정보 검색을 위해 모바일폰을 이용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15.7%에 그쳤다.

최근 6개월 내 자산관리를 위한 모바일폰 이용은 자동이체 알림 서비스 이용이 18.5%로 가장 높았다.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활용은 4.8%, 금융상품 정보조회 및 매매는 4.5%로 이용이 저조했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72.5점)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공인인증서 등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70.7점), 사용중 실수로 인한 금전적 손실 우려(69점) 순이었다. 우려되는 보안문제 등이 해결될 경우 이용 의향이 있는 금융 서비스로는 교통요금 지급(49.7%)을 꼽는 사람이 많았다. 이어 인터넷 물품 구매(40.9%), 상점에서 구매 대금 지급(36.4%) 등이었다.

한은 김정혁 전자금융팀장은 “고연령층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품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모바일 금융 사고시 금융기관과 IT업체간 배상책임 규정을 명확히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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