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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5만원…현대차 근로자가 미국 공장보다 더 많이 받는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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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윤장현(66) 광주광역시장은 2014년부터 자동차밸리를 조성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근간에 임금 문제가 있다.

연봉 조정하면 4000만원짜리 일자리 2만6000개

윤 시장은 “대학생이 희망하는 대기업 연봉이 3500만원이다. 4000만원 연봉을 주는 자동차 공장만 들어서도 청년 일자리가 확 늘어난다”고 말했다. 8000만원을 넘는 기아자동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을 염두에 둔 얘기다.

이를 두고 윤 시장은 “광주광역시의 생존전략 차원”이라고 했다. 전국 광역 16개 지자체(세종시 제외) 중 청년고용률 14위(34.8%)인 지역 일자리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야심작이다. 그러나 노조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이게 되지 않아 아직까지 구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시장의 구상대로 신입사원 초봉이 4000만원대가 되면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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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현대·기아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1인당 평균 급여(9700만원) 중 연장·특근, 연월차수당과 같은 초과급여(15% 추정)를 제외한 두 회사 근로자의 임금을 미국 공장 임금과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공장수준만 되더라도 절감한 비용으로 4000만원짜리 일자리 4만6966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장에선 연장·특근이 거의 없는 점도 감안했다. 그 차액을 국내 청년일자리 창출에 활용한다는 가정 하에 분석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 근로자는 미국 앨라배마공장 근로자에 비해 연간 26.2%인 1715만원을 더 받고 있다. 국내 공장의 1인당 급여총액을 미국공장과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절감할 수 있는 임금비용이 무려 1조432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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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시장이 주장한 4000만원 연봉을 받는 근로자 2만6080명을 고용할 수 있는 돈이다. 현대차 해외공장에서 10만대 생산에 필요한 인원은 1000명 수준이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에 대해선 현대차 측은 “해외 공장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하게 집계하지 않고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미국 조지아공장의 근로자 평균 연봉은 5757만원이다. 한국의 69.8%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공장 근로자의 임금이 미국공장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8354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4000만원짜리 일자리 2만886개를 만들 수 있다

. 현재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1인당 차동차 생산대수는 123.1대다. 국내공장(42.5대)의 2.9배다. 체코 공장의 1인당 생산대수도 한국의 두 배다. 체코 공장의 1인당 연봉은 2064만원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초임 4000만원만 되더라도 아주 좋은 일자리”라며 “이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근로자의 양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좋은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선 대졸 근로자의 초임을 낮추는 작업만이라도 노동계에서 대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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