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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폭실험' 직전 김정은이 긴급투입한 해결사 이만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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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실험 직전 해결사를 투입했다.

'수폭실험' 앞두고 해결사로 긴급 투입
군수 비서보다 앞서 권력실세 급부상

지방관료로 경제문제에 정통한 이만건(71) 노동당 중앙위원이 주인공. 이만건은 2010년부터 군수공장이 밀집한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를 맡아왔다. 중앙당의 명령을 각 지방에서 당 책임비서는 최고지도자의 심복이 배치된다.

그런데 지난 5년간 평북도당 책임비서 자리를 지켜온 이만건이 돌연 김정은의 곁에 나타났다. 11일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4차 핵 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기술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여기에 이만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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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11일 공개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수소탄 실험에 참여한 핵과학자·기술자들과의 기념사진. 사진 상의 김정은 왼편 두번째가 이만건으로 추정. [사진 중앙포토]

주목되는 건 북한 관영매체가 이만건을 호명한 순서다.

북한 핵개발의 원로급 인사로 당 군수담당 비서 박도춘, 당 제1부부장인 이병철보다 먼저 언급됐다. 이 때문에 이만건이 이번 핵 실험을 통해 부활이 확인된 당 군수공업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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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건 프로필 사진.[사진 통일부 제공]

이만건은 지난달 6일 '청년전위들의 충성의 이어달리기' 행렬이 평북에 도착했을 때 현지에서 이들을 격려했다. 정부 당국은 이만건이 당시 평북 책임비서직을 맡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의 '수소탄' 언급은 같은 달 10일, '수폭실험 명령'은 15일에 각각 나왔다. 우리 당국자는 "김정은이 수폭실험을 결심하기 직전 이만건을 불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지난달 10일 이전 그가 중앙에 복귀했을 가능성을 점쳤다. 일각에선 김 제1위원장이 서명한 군수공업부의 보고서를 이만건이 만들어 올렸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북한군 원수 이을설의 장의위원 명단과 12월 발표된 김양건 당 대남비서의 장의위원 명단도 이만건의 신상변동을 짐작케한다. 그간 기계공업부(군수공업부로 변경) 부장을 맡아온 김춘섭은 이을설의 장의위원 명단엔 포함됐으나, 김양건 장례 때는 빠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이만건이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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