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폐업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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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쇼핑몰 급매' '원가 이하로 드립니다'.

30일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을 싼값에 처분한다는 내용이 30여건 가량 올라와 있었다. 종류도 종합 쇼핑몰에서부터 애견.허브.모자 전문 쇼핑몰 등 다양하다.

종합 쇼핑몰을 내놓은 김모씨는 기자가 연락하자 "쇼핑몰 구축 비용에만 3백50만원 가량 들었지만 39만원만 내면 바로 넘겨주겠다"고 제의했다. 또 다른 업체는 쇼핑몰 운영 전문 업체에 지불한 10년치 운영료와 서버 비용.도메인 등을 모두 합쳐 9만9천원에 내놓았다. 심지어 경매 시작가가 1천원인 것도 있다.

옥션 관계자는 "올 초 2~3건에 불과하던 인터넷 쇼핑몰 매물이 최근 10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도 '폐업 바람'이 불고 있다. '신 유통'의 대표 주자로 그간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인터넷 쇼핑몰도 불황에 비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액은 올 1월 총 5천8백68억원이던 것이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4월에는 5천5백98억원으로 떨어졌다.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에만 손님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한 5개 상위사(조사 대상 2백40개)의 점유율은 올 6월 말 현재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에 달해 지난해보다 10% 가량 비중이 늘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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