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대표 "파업 단호 대처" 합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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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민주당 정대철(鄭大哲)대표가 30일 3자 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국회의장실에서 40여분간 만나 정치권과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 구성 등 7개 항의 합의문을 내놓았다.

이는 崔대표의 제안을 鄭대표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여야의 관계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제2특검법 등 쟁점현안을 놓고는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였다.

"안보.경제 상황 심각"=세명은 이날 '위기'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합의문 첫째항도 "안보 정세와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내용이다. 잇따른 파업과 사회기강 해이에 대해 정부의 단호한 대처도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두산중공업 문제를 잘못 처리해 이 지경이 됐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3인은 또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고, 예결위를 조속히 구성해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그간 예결위원장을 어느 당이 가져 가느냐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것과 관련, "崔대표가 예결위원장-예산안조정소위원장을 양당이 나누자고 해 鄭대표가 공감했다"고 민주당 문석호(文錫鎬)대변인이 전했다. 3인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대화하기로 했다.

본격 회담에 앞서 3인은 鄭대표의 선친 정일형(鄭一亨)박사를 화제삼아 대화를 풀어갔다. 崔대표의 서울대 법대 5년 후배인 鄭대표가 "(崔대표와의) 대화는 선친 때부터 해왔다"고 하자 崔대표가 "내가 (鄭박사를) 취재갔을 때 鄭대표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朴의장은 "유석(趙炳玉)이 '鄭대표가 아버지보다 나을 것'이라고 했다더라"고 덕담을 했다.

쟁점에선 평행선=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의 만남 형식을 두고 鄭대표는 "대통령과 한번 만납시다"라고 해 여야 대표가 함께 하는 모양새를 제안했다.

崔대표는 "대통령과 1대1로 만난 뒤"라고 잘랐다. 이와 관련, 청와대 유인태(柳寅泰)정무수석은 이날 "정말 영수회담을 할 마음이 있으면 대통령의 당적이탈 등을 주장했겠느냐"며 "하려면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되는 것 아니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급할 게 없다"고 했다.

제2특검법을 두고 鄭대표는 "어떤 특검도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崔대표는 "DJ 사법처리를 제외하곤 다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한나라당의 제2특검법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대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키로 해 협상 여지를 남겼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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