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민선자치 1년] "냉소적 태도 시민들 의식 바뀌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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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진짜 주인으로 받드는 지방자치를 해보고 싶습니다만,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길 꺼려 힘이 많이 드는군요."

386세대 운동권 출신 신정훈(39.사진) 전남 나주 시장은 "한 해 동안 시정을 이끌며 시민들의 의식변화가 절실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초부터 시정 공개와 시민과의 토론을 제도화했다. 또 예산편성 때부터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농정.문화관광 등 분야별로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의 참여를 유도했다. 예산을 보조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사업도 공모제로 바꿨다.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자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곧 벽에 부닥쳤다. 일부 관변 단체는 적극적이었지만, 정작 辛시장 스스로 몸을 담았던 농민회를 포함한 대다수 시민.사회단체들은 소극적이다 못해 냉소적이기까지 했다. 그는 "주민들이 자치 훈련을 받지 못한 게 원인인 것 같다"고 이유를 진단했다.

辛군수는 주민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시민들이 공무원과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연수프로그램 등을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하려는 '21세기 나주시 발전위원회'에 심의.의결 기능까지 줄 계획이다. 조언.권고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공무원들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밀고 나갈 생각이다.

주민자치에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분권과 자율, 책임을 나눠 갖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辛시장은 고려대 재학 중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후 나주에서 농민운동을 벌였으며, 전남 도의원(1995~2002년)을 거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나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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