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 재벌보다 中企에 눈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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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태평양과 하나투어.신도리코.KH바텍 등 중소기업이 한국 증권시장에서 재벌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30일 보도했다.

AWSJ는 '허드 인 아시아(Heard in Asia)'라는 칼럼에서 "이제 한국사회는 재벌보다는 중소기업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1998년 전체의 32%에 불과하던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42%로 크게 늘어났으며, 외국투자자들도 재벌보다는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또 재벌들은 경영이 불투명한 데다 노무현 정부가 개혁 대상으로 삼고 있어 투자 위험이 크다는 이유도 들었다.

한국 중소기업의 역동성도 매력적인 점으로 꼽았다. 매킨지의 한 컨설턴트는 "한국의 중소기업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려고 애쓰고 있을 정도로 야심적"이라고 전했다.

AWSJ는 한국 중소기업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재벌 오너가족이 아닌 전문 경영진이 내리고 있고, 부채가 적다며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밝혔다.

AWSJ에 따르면 태평양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용 산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시켰다. 해외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해 롤리타 렘피카는 프랑스 최고의 향수가 됐다. 홍콩 로이트 조지 애셋 매니지먼트의 한 펀드매니저는 "CEO가 추진한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태평양은 내가 만난 최고의 기업"이라고 찬사했다.

하나투어는 한국 여행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의 여행사라고 소개한 뒤 박상환 회장이 실적이 좋은 직원들에게 이익을 나눠주고, 주식을 배분하는 등 이례적인 전략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신도리코는 고객과 장기계약을 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KH바텍은 진보적인 데다 기술으로도 뛰어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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