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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6명은 아직도…"통장에 비상금 500달러도 없다"

미주중앙

입력

실업률은 5%로 떨어지고 주택 가격도 회복되고 증시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미국 경제 지표는 모두 긍정적이지만 미국인은 여전히 통장에 비상금 500달러도 비축하지 못하는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이 지난 5일 발표한 12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3%가 자동차 수리비 500달러나 병원 응급실에 가기 위한 1000달러 등의 비상금이 없다고 답했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9년 이래로 미국인 10명 중 6~7명은 매해 조사때마다 비상금 500달러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답했는데 공식적으로 경기침체가 끝난 지 이미 몇년이 지났음에도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가구 중간소득은 1999년 5만7843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금은 5만4000달러에 머물고 있다. 16년간 소득은 3000여 달러가 줄었지만 그동안 음식값에서 의료비까지 거의 모든 생활비용이 올랐기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돈을 저축하는 것이 힘겨워졌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10명 중 6명은 지난해 예기치 않은 차 수리와 의료비 등으로 곤란을 겪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선임 투자 분석가 셰이나 스타이너는 6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간신히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비상금이 없는 64%의 사람들은 경제적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며 "3만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의 경우는 75%가 500달러 비상금도 없었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설문 조사에서도 '불경기 이후 많은 가정에서 저축은 거의 고갈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2008년 이전에 저축했던 사람 중 57%는 불경기와 그 여파로 저축금의 일부나 전부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해 9월 미국 가계 재정 상황에 관한 연준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단돈 400달러도 비상 지출하기 어려운 미국인이 많다'고 개탄한 바 있다.

한편, 긴급상황 해결 방법은 '다른 지출을 줄인다'(26%), '친지나 지인에게 빌린다'(16%), '신용카드를 사용한다'(12%) 순으로 나타났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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