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비스업까지 하강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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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서비스업에도 먹구름이 끼는가. 제조업 성장 둔화세가 확연한 가운데 서비스업도 흔들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 동력을 전환하면서 서비스업을 새 성장을 이끌 엔진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업 체감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자 시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체감지수 17개월 만에 가장 낮아
제조업 완충역할 흔들릴까 우려

 6일 차이신(財信)과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공동 조사한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로 집계됐다. 2014년 7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주문·생산·재고 등을 설문조사해서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체감경기를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5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차이신 PMI는 400여 개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미 중국의 제조업 둔화세는 뚜렷하다. 지난 4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8.2을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PMI도 49.7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경제 경착륙은 없다”라는 자신감을 보인 이유는 서비스업의 성장 때문이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서비스 분야가 중국 경제의 51%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산업 생산으로 중국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 글로벌 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부분이 강해지면서 중국은 ‘이중 속도(two-speed) 경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은 제조업 성장 둔화의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의 역할을 맡아 왔다는 뜻이다.

 문제는 ‘서비스업 쿠션’까지 얇아지는 조짐을 보이는 데 있다. 차이신 서비스업 PMI가 아직은 기준선인 50을 넘긴 상태지만 서비스업 둔화세가 가속화하면 중국 경제가 안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판 차이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산업의 성장세에 차질이 빚어지면 중국 정부는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서비스업 PMI 수치는 기준선을 크게 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중국 통계청이 대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PMI는 54.4로 나타났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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