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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제대로 즐기려면 좁고 길쭉한 플루트 잔에…뚜껑 딸 땐 ‘펑’ 아닌 ‘피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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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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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샴페인을 딸 일이 많을 때다. 국내 12월 샴페인 판매량은 평월보다 1.5~2배 뛰어오른다. 한국 샴페인 시장도 꾸준히 커져 2014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성장률이 18%에 이른다.

 사실 샴페인(Champagne)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것에만 허용된 이름이다. 1차 발효가 끝난 와인에 재발효 또는 주입을 통해 기포를 추가한 것은 통칭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으로 불린다. 스페인에선 카바(Cava), 이탈리아에선 일반적으로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른다.

 샴페인 혹은 스파클링 와인의 생명은 기포다. 17세기 말 프랑스에서 샴페인을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수도승 동 페리뇽은 터지는 기포가 마치 작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샴페인을 마실 땐 이 기포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신선한 향기를 들이켜는 게 관건이다. 지난해 소펙사(SOPEXA·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가 주최한 한국소믈리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신동혁(서울 청담동 정식당 정식바) 소믈리에로부터 ‘샴페인 잘 마시는 법’을 배웠다.

1. 마시기 가장 좋은 온도는 7~9도

온도가 너무 높으면 심심해지고 낮으면 특유의 풍미가 사라진다. 손님을 초대한다면 전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꺼내면 딱 알맞다. 얼음이 든 버킷에 물을 부어 샴페인의 병목까지 담가 놓으면 병이 전체적으로 냉각(chilling)된다.

2. 코르크 감싼 철사 여섯 번 돌리면 끝

‘펑’ 소리 내며 샴페인을 마구 뿌리는 것은 영화에서나 즐기자. 병 속 압력이 높기 때문에 자칫하면 튀어나온 코르크 마개에 실명할 수도 있다. 절대 흔들지 말고 한숨 쉬듯 조용히 ‘피식’ 소리가 나게 따야 한다. 철사(뮤즐렛)를 여섯 번 풀어준 뒤 코르크를 엄지로 받친 상태에서 반대쪽 손으로 병 바닥을 잡고 지그재그 돌려 연다.

3. 목이 좁은 플루트 글라스로 향기 만끽

좁고 길쭉한 모양의 플루트(flute) 잔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포가 잘 올라오게 유지되는 데다 보기에도 신선하다. 면적이 좁으니 온도 변화도 제일 적다. 샴페인을 따를 땐 천천히 따라야 기포가 적당량 유지된다.

4. 모든 음식과 어울리지만 특히 생굴과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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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술을 짝짓는 페어링(pairing)과 관련해 신 소믈리에는 “샴페인은 고기나 튀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도 종종 ‘치맥(치킨+맥주)’ 대신 ‘치샴(치킨+샴페인)’을 즐길 정도라고. 일반적으론 생굴·회 같은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모엣&샹동 한국지사의 김건희 이사는 “로제 샴페인은 붉은 고기나 한식의 매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5. 라벨(label)에 두(Doux) 적혀 있으면 당도 높아

샴페인의 당도는 코르크로 봉인하기 전 혼합물을 섞는 도자주(Dosage) 단계에서 결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것 대부분이 브뤼(Brut)로 상대적으로 드라이하다. 약간 달콤한 드미세크(Demi-Sec)와 더 달콤한 두(Doux) 등이 있고 병 라벨에서 확인 가능하다. 신 소믈리에는 “ 구입 땐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고 판매직원의 추천을 따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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