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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양책에 실망, 세계금융시장 출렁

중앙일보

입력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대한 실망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매입프로그램을 2017년 3월 이후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적 완화의 규모는 늘리지 않은 채 기간만 연장한 것이다. ECB는 당초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었다. ECB는 또 이날 예금금리를 현재 -0.2%에서 -0.3%로 0.1%포인트 내렸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연내 인상을 가시화한 상황에서 ECB의 추가 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으로 역력했다. 3일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18%포인트 오른 0.65%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채 금리도 0.2%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유로화 가치도 치솟아 유로당 1.0959달러에 거래됐다.

주식시장에도 충격파가 미쳤다. 3일 유럽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3.6% 하락했고 영국도 2.3%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미국 주식 시장에도 여파는 이어졌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1.42%, S&P500지수는 각각 1.44% 하락했다. 4일 아시아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와 일본·중국 증시가 모두 하락세로 개장했다. 카르스텐 브르체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산타 마리오’가 ‘그린치(크리스마스를 망치는 악당)’로 돌변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을 실망시켰다”고 평가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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